생후 100일 때 조천형 상사 잃어
“아버지가 지킨 바다 지키고 싶어
어느 함정 배치되든 빠르게 적응”
“아버지가 지킨 바다를 저도 지키고 싶었습니다.”
제2연평해전에서 북방한계선을 지키다 숨진 고 조천형 상사의 딸 조시은(23)씨가 다음달 해군 장교가 돼 아버지의 길을 이어간다. 대전 서구는 서철모 구청장이 17일 조 상사의 부인 강정순(51)씨와 딸 시은씨를 초청, 간담회를 갖고 해군 장교 축하 인사를 건넸다고 18일 밝혔다.

대전서 학창시절을 보낸 시은씨는 2023년 해군 학군사관후보생(NROTC)으로 입단했다. 2년 10주 동안의 훈련을 마친 그는 28일 충북 괴산 학생군사학교 임관식 다음날인 3월1일부터 해군 소위로 임관한다.
제2연평해전이 발발한 건 시은씨가 태어난 지 겨우 100일 되던 때였다. 시은씨는 “기억이 없는 아버지를 만나고 싶을 때마다 현충원에 가고 현충일이나 서해수호의날을 매년 챙기다 보니 자연스레 아버지의 길을 잇겠다는 꿈이 생겼다”며 “해군 ROTC가 되고 싶어 부산 부경대에 진학했는데 이렇게 해군 소위 임관의 꿈을 이루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시은씨는 “어느 함정에 배치되든 빠르게 적응하고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해군 장교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해군 함정 중엔 아버지인 고 조 상사의 이름을 딴 450t급 유도탄고속함 조천형함이 있다.
서 구청장은 2023년 2월 시은씨가 해군 학군단에 입단할 당시에도 구청으로 초청해 격려했다. 서 구청장은 “아버지의 길을 잇는다는 것은 단순한 직업 선택을 넘어 큰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어야 하는 일로 그 길을 자랑스럽게 걸어가며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훌륭한 해군 장교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체고와 대전대 등을 다닌 고 조 상사는 2002년 6월29일 제2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57호정 20㎜ 벌컨포 사수로 참전했다. 북한군의 기습 공격 속에서도 끝까지 방아쇠를 놓지 않다가 전사했다. 그의 죽음은 ‘서해 수호의 날’ 제정 계기가 됐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