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준환(고려대)이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동계아시안게임 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쇼트에서 벌어진 9.72점을 뒤집은 결과인데, 무리한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자신이 준비한 것을 믿는 전략을 택한 것이 적중했다.
차준환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피겨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9.02점, 예술점수(PCS) 88.52점, 총점 187.60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TES 50.58점, PCS 43.51점, 총점 94.09점을 획득했던 차준환은 최종 281.69점으로 일본의 가기야마 유마(총점 272.76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마지막 순서에 나선 쇼트 1위 가기야마가 쿼드러플 러츠와 트리플 악셀을 수행하다 연거푸 넘어지면서, 차준환이 쇼트에서의 9.72점 차이를 뒤집고 극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11일 쇼트를 마친 뒤 차준환은 꽤 큰 점수 차이에도 불구하고 "무리하면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 지금까지 준비한 것들을 완성도 있게 보여드리는 것에 신경 쓰겠다"는 프리 스케이팅 전략을 밝혔던 바 있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리스트에게만 병역 혜택이 주어지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적중했다.
차준환이 스스로 잘 펼칠 수 있는 기술들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은 데 반해 가기야마는 연달아 실수하며 자멸했다.
차준환은 "경기 내용에 만족해 후회가 하나도 없다. 금메달이 아니라 어떤 결과였어도 상관이 없었을 경기"라며 활짝 웃었다.
이어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수행 요소들을 선택한 것은 그것이 내 노력의 결과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력 없이 굉장한 결과를 바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이날 차준환은 전반부 구성 요소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루프 점프를 붙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부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플립 때 콤비네이션 점프로 붙여 뛰는 유연한 대처로 위기를 극복했다.
차준환은 "기준 구성대로 경기했지만 중간중간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그래서 플랜B로 바꿔 수행했다"며 웃었다.
이어 "나 역시 더 높은 수준의 구성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발목 부상에서 회복 단계고, 온전한 컨디션은 아니다. 앞으로는 부상에서 잘 회복한 뒤 구성도를 높이고 더 안정적인 경기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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