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유튜브에서 ‘모여달라’ 생방송…‘목숨 바쳐 나라 지키겠다’ 각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당시 시민들에게 국회로 모여달라며 유튜브에서 ‘월담 라이브’를 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정문으로 가면 잡힐 것 같아 행인인 척하고 고개 숙여 지나다가 담을 넘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아내가 국회 모퉁이에 내려줬는데 이미 경찰이 정문을 막고 있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어떻게 (담을) 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잡히면 큰일 나니까(월담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긴급 생방송을 하고 ‘국민께서 나서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차에서 시작해 국회 내로 진입하기까지 20여분간 라이브 조회수는 287만건을 기록했다. 영상에는 ‘저희도 목숨을 바쳐 이 나라 민주주의 꼭 지켜내겠다’, ‘우리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나라의 주인이신 국민 여러분께서 나서주셔야 한다’, ‘저도 지금 국회로 가는 길이다’,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 있도록, 이 나라 민주주의를 강건하게 지켜낼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보태달라’ 등의 이 대표 말이 담겼다.
이 대표는 유튜브에서 “계엄군이 당연히 진을 치고 있을 거라고 봤다”며 “제가 붙잡혀서 고문당하고 소재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끌려갈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아내가 옆에서 운전하는데 저를 ‘사지’로 몰아주는 셈이어서, 저도 잡히는 장면이라도 찍어놔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총 든 군인을 무슨 수로 막겠나”라고 덧붙였다.

유튜브에서의 이 대표 발언에 따르면 당시 국회로 들어간 그는 ‘당 대표실에 가면 잡힐 수 있다’는 같은 당 한준호 의원 말에 따라 당 대표실이 아닌 한 의원실에 잠시 머물렀다. 이처럼 긴박했던 당시를 거듭 되짚은 이 대표는 유튜브에서 “제가 잡히면 다음 민주당 지휘자는 누구인지 순서를 정했다”며 “최고위원 당선 순위, 지명직 그다음에 사무총장 이런 식으로 순서를 짜라고 김태선 의원에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여기에서도 잡힐 가능성이 있으니까 나가자고 그래서 한준호 의원 차를 타고 (국회)도서관 근처에 숲이 있다”며 “그 담장 뒤에 숨어서 시민들이 얼마나 빨리 도착하는지 기다렸고, 소리가 커지는 거 보니 인원이 늘어나는 걸 알고 안심했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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