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 극단 인종차별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정권으로부터 나미비아의 독립을 이끌어내고 첫 대통령으로 15년 동안 집권했던 샘 누조마가 95세로 타계했다.
9일 외신에 따르면 나미비아 현재 대통령인 난골로 음붐바 대통령은 누조마가 8일 별세했다고 공표했다.
누조마는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잠비아의 케네스 카운다, 탄자니아의 줄리우스 니에레레 및 모잠비크의 사모라 마첼 등과 같이 백인 소수 지배 정권이나 식민지 피지배에서 나라를 독립시킨 아프리카 지도자 세대에 마지막으로 속해 있다.
한반도 4배 크기에 인구가 260여만명인 나미비아 공화국은 1884년부터 독일의 식민지였다.
극도의 인종차별 아파르타이드 정책 아래서 수십 년 동안 백인 소수계 지배를 받아왔다.
누조마는 독립전쟁을 펼쳐 민주주의와 안정으로 이끈 카리스마의 국부로 숭앙 받고 있다.
그는 무장조직을 이끄는 나미비아 독립운동 지도자로 30년 동안 다른 나라서 망명 생활을 하고 냉전 소련의 멸망이 임박한 1989년 말에야 첫 민주 선거인 총선 참여차 귀국했다.
1990년 나미비아의 탈 남아공 독립이 확정될 때 그는 의회 간선 투표로 대통령에 뽑혔다.
이후 2004년 정계 은퇴까지 15년 동안 3연임 대통령직에 있었던 누조마는 독립전쟁이 초래한 국민간 분열 그리고 남아공 백인정권의 ‘분열 통치’ 술수로 인한 종족간 지역간 대립을 대통령으로서 국민화합을 이루는 데 앞장서며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누조마는 해외 망명자로 국내 독립운동 조직을 뒤에서 지휘하면서 당내 비판자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고 소련 숭배 공산주의자였다.
그러나 독립 후 민주적 헌법을 제정하고 백인 사업가들과 정치가들을 정부에 관여시키는 데 성공하여 정적들로부터도 칭찬을 받았다.
누조마는 북한, 쿠바, 러시아, 중국 등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었다. 이들 나라들은 나미비아 독립운동을 무기 및 훈련 등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1993년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백악관에 초대한 첫 아프리카 지도자가 되는 등 그는 이후 서방에 손을 내밀어 균형을 찾았다.
누조마는 또 가부장제가 뿌리 깊은 나라에서 여성의 진출과 출세를 옹호하고 지원했다.
나미비아는 지난해 첫 여성 대통령을 당선시켜 네툼보 난디-은다이트와 당선인이 내달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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