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남자 쇼트트랙 린샤오쥔(귀화 전 임효준) 선수가 8일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고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반칙 의혹이 제기되면서 빛이 바랬다.
린샤오쥔은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41초150으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지원(서울시청)과 장성우(화성시청)는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린샤오쥔은 결승선 통과 후 중국 대표팀 전재수 코치에게 달려가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박지원과 장성우 선수는 엎드려 울고 있는 린샤오쥔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리며 축하를 전했다.
린샤오쥔은 한국 간판 쇼트트랙선수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1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땄다.
임효준이던 시절이던 2021년 그는 돌연 중국 국적을 취득하고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합류했다.
당시 남자 후배 성추행 혐의가 결정적 이유라는 해석이 나왔다.
임효준은 2019년 대표팀 훈련 도중 남자 후배의 바지를 잡아당겨 신체 부위를 드러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받았고, 2020년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뒤 대법원 판결을 앞둔 시기였다.
2심 무죄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선수 자격 1년 정지 징계는 중단됐으나, 대법원 판결이 뒤집힐 경우 징계로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되기에 부담감에 중국 귀화를 선택했을 것으로 추측됐다.
임효준은 2021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중국으로 건너간 린샤오쥔은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 2024년 로테르담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종합 대회에서 중국에 처음 금메달을 안긴 건 이번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
중국 언론들은 린샤오쥔의 눈물에 대해 “중국 핏줄 없이 중국인으로 사는 린샤오쥔은 한국계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증명해야 했다”며 “중국 사회에 완벽하게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경기 후 린샤오쥔 우승은 경기 후 중국 대표팀 쑨룽이 뒤에서 엉덩이를 밀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국내 빙상계 관계자는 “중계 영상을 보면 쑨룽이 린샤오쥔을 뒤에서 밀어줬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ISU 규정 295조 2항은 쇼트트랙 선수들은 경기 중 동료로부터 ‘밀어주기’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심판진은 이 장면에 관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쇼트트랙 대표팀 관계자는 “심판 판정은 15분 이내에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중국의 반칙 플레이를 15분이 지난 뒤 알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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