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잔 미만 커피 섭취, 콜레스테롤 관리에 중요하다”
#1. 직장인 김모(42) 씨는 매일 아침과 점심 식사 후 습관적으로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하루 평균 3~4잔의 커피를 섭취하는 그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결과를 받았다. 의사는 "커피 속 카페스톨이 콜레스테롤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프렌치프레스나 에스프레소 같은 커피는 더 많은 카페스톨을 포함할 수 있으니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2. 주부 이모(50) 씨는 가족 건강을 챙기기 위해 남편과 함께 건강검진을 받았다. 결과는 남편의 LDL(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를 초과한 것으로 나왔다. 남편은 평소 식습관이 비교적 건강했지만, 하루 4~5잔의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 이씨는 이후 남편의 커피 섭취를 조절하면서, 종이 필터를 이용한 드립 커피로 변경했다.

커피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커피의 과다 섭취가 흡연, 음주, 비만, 운동 부족과 함께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아메리카노 등 커피 속에 포함된 ‘카페스톨(Cafestol)’이라는 기름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에서 생성되는 담즙산은 콜레스테롤을 원료로 만들어진다. 커피를 내리는 과정에서 원두 속에서 녹아 나오는 카페스톨이 담즙산 생성을 억제하면서, 혈중 콜레스테롤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남아돌아 고콜레스테롤혈증이나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학술지 '영양, 대사 및 심혈관 질환'에는 커피 소비와 혈중 지질 수치 간의 연관성을 다룬 총 12개의 연구를 종합 분석한 메타분석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커피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상승했다.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혈관 내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착한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커피 소비가 이상지질혈증 및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하루 3잔 미만의 합리적인 커피 섭취가 콜레스테롤 관리에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커피는 콜레스테롤 문제 외에도 다양한 건강상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위 점막에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공복에 섭취할 경우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아침 기상 직후 물 대신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위염이나 위궤양이 있는 경우에는 커피 섭취를 절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커피의 각성 효과는 개인차가 있지만 최대 8시간 지속될 수 있어, 불면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밤잠을 설치는 경우 오후 3시 이후에는 커피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커피를 볶을 때 태우면 발암 물질이 생성된다는 연구가 한때 논란이 되었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우려가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원두를 너무 태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카페인은 몸속 칼슘 배출을 촉진하는 작용도 있어, 골다공증이 있거나 뼈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이뇨 작용을 촉진해 소변이 자주 마려울 수 있으므로, 중요한 모임이나 행사 전에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커피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진 음료로,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그 영향을 다르게 받을 수 있다.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해 적절한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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