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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안 피우는데 폐암이라니?”…비흡연자도 피할 수 없는 ‘OO’

입력 : 2025-02-05 05:00:00 수정 : 2025-02-05 04: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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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선암종 발병 사례 중 약 20만건 ‘대기오염’ 때문

“대기오염 노출, 폐암 발병률 변화 주요 요인” 분석

이모(52) 씨는 평생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비흡연자다. 그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아침 공원에서 가벼운 조깅을 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다. 몇 달 전부터 이유 없이 기침이 심해지고, 호흡이 가빠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단순한 감기라고 생각했지만, 증상이 지속되어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이 씨는 폐암 진단을 받았다. 그가 비흡연자임에도 불구하고 ‘폐선암(腺癌)’에 걸렸다는 점이었다. 의료진은 원인을 분석한 끝에 이 씨가 거주하는 도심 지역의 대기오염이 주요 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30년 넘게 자동차 매연과 공장 배기가스가 심한 지역에서 생활해 왔으며,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도 별다른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미지투데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최근 연구를 통해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폐암 진단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폐암이 전 세계 암 사망 원인 5위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IARC가 3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랜싯 호흡기 의학(Lancet Respiratory Medicine)’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흡연자의 폐암 대부분은 선암(腺癌) 형태로 나타났다. 선암은 체액을 분비하는 기능을 가진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연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약 250만 명이 폐암 진단을 받았다. 이 중 남성 환자는 약 150만 명, 여성 환자는 약 90만 명이었다. 남성 폐암 환자 중 45.6%(약 71만 7211명), 여성 폐암 환자 중 59.7%(약 54만 1971명)가 선암종으로 진단되었다.

 

IARC는 폐 선암종 발병 사례 중 약 20만 건이 대기오염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남성의 약 11만 1486건, 여성의 약 8만 378건의 폐 선암종 사례가 미세먼지 오염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아시아, 중국 지역에서 대기오염과 관련된 폐암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IARC 암 감시 부문 책임자인 프레디 브레이(Freddie Bray) 박사는 “대기 미세먼지 오염과 폐 선암종 위험 증가 사이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지속적으로 쌓이고 있다”며 “흡연 형태의 변화와 대기오염 노출이 폐암 발병률 변화의 주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눈여겨볼 점은 여성 폐암 발병률의 지속적인 증가다. 지난 40년간 대부분의 국가에서 남성 폐암 발병률은 감소했으나, 여성은 반대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게티이미지뱅크

 

그 원인 중 하나는 흡연율 변화다. 남성 흡연율은 이미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반면, 여성의 흡연율은 여전히 증가하거나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성은 특정 유전자 변이로 인해 폐암에 더 취약할 수 있으며, 폐경기 동안 여성 호르몬 변화가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많은 여성이 가정 내에서 음식 조리를 담당하면서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매연과 라돈 가스에 노출되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폐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이 필수적이다. 저선량 흉부 CT 검사는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효과적이며, 국립암센터는 54~74세 남녀 중 30갑년(하루 평균 담배 소비량 × 흡연 기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에게 2년마다 폐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기침, 호흡곤란, 가슴 통증, 쉰 목소리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폐암 가능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폐암은 초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기침이나 객담 같은 증상도 일반 감기와 혼동될 수 있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폐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이 가장 중요하며, 균형 잡힌 식단과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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