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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 드러난 계부 ‘폭행’ 혐의… 의붓아들 숨지고 구속영장은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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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03 17:57:06 수정 : 2025-02-03 17: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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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의붓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계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 피의자는 이전에도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받았으나 가족 모두가 이를 부인해 수사가 진행되지 못했고, 피해 아들 역시 과거에 계부로부터 아동학대를 받아 분리 조치된 뒤 장기보호시설에서 생활했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학대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와 함께 당국의 지원·관리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주지방법원. 뉴시스

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주지법 군산지원은 전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30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기각 결정을 내렸다.

 

A씨는 자신의 의붓아들인 중학생 B(10대)군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아들의 상태가 좋지 않다며 익산의 한 병원에 내원했고, 의료진은 B군의 신체에서 학대 정황이 의심되는 흔적을 발견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한 뒤 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치료를 받던 B군은 끝내 숨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보강수사를 통해 A씨에 대한 신병 처리를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는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받았던 것으로 세계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A씨 가족을 개별 접촉해 조사했지만, 모두 학대 사실을 부인하면서 사건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또 B군은 수년 전에도 계부의 학대로 분리 조치된 후 장기보호시설에서 생활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정황이 의심되는 만큼 지자체와 전문 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북희망나눔재단 양병준 사무국장은 “아동학대 사건의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이번 사건은 학대 정황이 뚜렷한 만큼 당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3 아동학대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4만8522건으로 전년 4만6103건보다 5.2% 증가했다. 2020년 10월, 서울 양천구에서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입양아가 세상을 떠난 ‘정인이 사건’ 발생 이듬해인 2022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아동학대 신고는 증가 추세다. 특히 학대 가해자의 86%(2만2106건)가 부모였고, 학대 장소도 대부분 가정으로 분석됐다.

 

최근엔 인천에서 12살 의붓아들을 지속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40대 여성에게 ‘고의 살해’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사건에 대해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지난달엔 11세 초등생 아들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때려 숨지게 한 40대 아버지가 학대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아동학대 예방과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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