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강태공들에게 낚이지만
60만마리 중 5%는 낚싯대 피해
어묵 제조·발효액 원료 등 활용
2025년 186만명 발길 ‘역대 최다’
올해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에 186만명이 몰리면서 흥행 역사를 새롭게 쓴 가운데 전국에서 몰려든 강태공들의 낚싯대를 피해 살아남은 산천어들은 어떻게 되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산천어축제에는 전국 18개 양식장에서 양식된 산천어 60만마리(170t)가 사용됐다. 축제가 열린 23일간 하루 평균 산천어 2만6000마리가 방류된 셈이다. 방류 전 양어장에 머물면서 한동안 사료를 먹지 못한 산천어들은 대부분 축제장을 찾은 강태공들의 낚싯대에 걸려 올라오게 된다.

끝까지 입질을 하지 않거나 운 좋게 낚시 바늘을 피한 산천어 일부는 살아남는다. 그렇다고 축제장인 화천천(川)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화천군은 축제 시작 전 산천어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상·하류 모든 구간에 그물을 촘촘하게 설치한다. 축제가 끝나면 그물에 걸려 죽은 산천어가 종종 발견된다. 날카로운 바늘에 상처를 입고 수면 아래 가라앉아 죽음을 맞는 산천어도 있다.
이렇게 살아남거나 죽은 산천어는 3만5000마리(10t)로 추정된다. 준비된 전체 산천어의 5% 수준이다. 군은 축제가 끝나면 이 산천어들을 모두 수거해 냉동시킨다. 살아 있었던 산천어는 대부분 어묵 공장으로 보내진다. 군은 2012년 산천어 활용방안을 고민하던 중 강원지역 식품가공기업과 협력해 산천어가 들어간 산천어 어묵을 개발했다. 만들어진 산천어 어묵은 다음해 산천어축제에서 판매된다.

죽거나 다친 산천어들은 ‘화천 농업미생물배양센터’에서 친환경 어류 발효액으로 거듭난다. 군은 산천어를 이용한 친환경 발효액 생산 방법을 개발, 지난해 4월 관련 시설을 완공한 뒤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어묵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산천어 머리와 내장, 뼈 등의 부산물도 들어간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친환경 비료는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화천 농업인들에게 공급된다.
군은 여전히 산천어 활용방안을 고민 중이다. 기상이변이나 대규모 전염병 등으로 축제가 열리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군 관계자는 “산천어를 땅에 묻거나 폐기하는 방식 대신 방법을 찾아 최대한 안전하게 활용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계속해서 개선된 방법을 찾아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0회를 맞은 화천 산천어축제에는 2003년 첫 개최 이후 가장 많은 186만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다 방문객 기록을 세운 2019년 184만명보다 2만명 많다. 외국인 관광객 역시 지난해(8만5000명)를 뛰어넘은 12만2000명을 기록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