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케이블은 물론 OTT도 큰 비중
무거운 장르보다 ‘편한 작품’ 선호 뚜렷
해외에서도 유머 곁들인 K드라마 인기
지진희 천만배우역 ‘킥킥킥킥’ 5일 첫방
MBC선 국정원 요원 고교 잠입기 예고
웹툰 원작 tvN ‘그놈은 흑염룡’도 눈길

설 연휴 이후 안방극장은 ‘웃음 코드’가 대세다. ‘불황에는 코미디가 뜬다’는 속설이 드라마 시장에도 통한 듯하다. 이달 들어 새로 시청자를 만나는 드라마는 지상파와 케이블은 물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코미디 장르 비중이 압도적이다. 달달한 로맨스부터 직장 배경의 오피스 드라마에 좀비물까지 코미디를 장착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KBS 2TV는 새 수목드라마 ‘킥킥킥킥’을 5일 오후 9시50분 처음 방송한다. ‘킥킥킥킥’은 잘나가던 ’천만배우’와 스타 프로듀서(PD)가 재회해 콘텐츠 제작사를 설립하고 구독자 300만명을 향해 달려가는 여정을 담은 코미디 드라마다. 지진희가 천만배우 지진희 역을, 이규형이 PD 조영식 역으로 합을 맞췄다. 두 사람은 과거 연예대상 최초의 ‘남남(男男) 조합’으로 커플상을 수상할 만큼 최고 인기를 누렸지만, 어느 날 돌연 모종의 사건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 채 절연했다. 긴 시간이 지나 두 사람이 다시 손을 잡고 전성기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연과 험난한 회사 운영 이야기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예고 영상에는 배우 지진희와 PD 조영식의 화려한 과거 모습이 공개됐다. 연예대상 무대에 함께 올라 벅찬 표정으로 수상의 영광을 함께하는 모습부터 서로 멱살잡이를 하며 다투는 모습까지 담겼다.

MBC의 새 금토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은 고종 황제의 사라진 금괴 행방을 쫓기 위해 고등학생으로 위장 잠입한 국가정보원 요원의 좌충우돌 고등학생 활약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서강준은 외모부터 실력까지 빠지는 것 없는 국정원 소속 에이스 현장요원 정해성 역을 맡아 고등학교에서 학생으로 위장 잠입하게 된다. 진기주는 기간제 교사 오수아 역을 연기한다. 오수아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탓에 주변의 크고 작은 일에 휘말리는데 해성이 제자로 등장하면서 인생이 더욱 복잡하게 꼬여간다. 김신록은 치밀하고 계획적인 성격을 가진 재단과 고등학교 이사장 서명주로 분해 극중에서 정해성과 극한 대립을 펼칠 예정이다. ‘언더커버 하이스쿨’은 MBC에서 21일 오후 9시50분 처음 방송된다.

tvN은 17일 새 월화드라마 ‘그놈은 흑염룡’의 첫 방송을 확정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오피스 연애물 코미디로, tvN ‘이로운 사기’를 연출한 이수현 감독과 김수연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문가영은 흑역사에 고통받는 용성백화점 기획팀장 백수정 역을 맡았다.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고자 용을 쓰며 살다 보니 무조건 참는 것보다 상사인 본부장과 싸우는 게 익숙해진 ‘본부장 킬러’가 됐다. 최현욱은 재벌 후계자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재벌 3세의 용성백화점 본부장 반주연 역을 맡아 열연한다. 록 음악과 만화책을 좋아하는 ‘오타쿠’(한 분야에 심취한 사람)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자아를 숨기고 살아간다.

쿠팡플레이가 7일 오후 8시 공개하는 ‘뉴토피아’는 좀비물에 코미디를 입혔다. 좀비에 습격당한 서울 도심을 가로질러 서로에게 달려가는 이야기를 박진감 넘치는 스릴러 대신 우스꽝스럽고 코믹하게 그려냈다. 박정민과 지수가 각각 남녀 주인공 재윤과 영주 역을 맡아 ‘고무신 커플’을 연기한다. 박정민과 영화 ‘파수꾼’, ‘사냥의 시간’ 등을 함께 한 윤성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윤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최근 영화와 드라마 속 좀비들은 굉장히 빠르고, 두려운 존재로 그려지는데, 과거의 좀비들은 느리고, 웃기고, 귀여운 느낌도 있었다”며 “1970년도 좀비들의 특징을 가져와 차별화를 꾀했다”고 밝혔다.
대중이 무거운 장르물보다 편하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등을 선호하는 경향은 지난해부터 도드라진 현상이다.
콘텐츠 화제성 조사업체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8일까지 방영된 TV드라마를 대상으로 화제성 점수를 산출한 결과 tvN의 ‘눈물의 여왕’과 ‘선재 업고 튀어’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기대작으로 점쳐졌던 연상호 감독의 ‘지옥’ 시즌2, 박서준, 한소희 주연의 ‘경성크리처’, 송강호의 첫 시리즈 주연작 ‘삼식이 삼촌’ 등은 상대적으로 성적이 저조했다.
올해 들어서는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코미디를 곁들인 한국(K)드라마가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총 8부작 전편이 공개된 ‘중증외상센터’는 1월 넷째 주 글로벌 비영어권 TV쇼 톱10 중 3위를 차지했다.
코미디의 인기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삶이 퍽퍽하다는 의미란 분석이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사는 것이 힘들수록 시청자들은 감정 소모 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찾게 된다”며 “나쁜 소식만 많은 상황에서 복잡하게 머리를 안 써도 되는 유쾌한 작품들이 더 주목받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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