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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요? 20억”…부동산 다녀온 아내, 할 말을 잃었다

입력 : 2025-02-03 05:00:00 수정 : 2025-02-02 20: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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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세금·대출 규제 지속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 강화

강남권 아파트 가격 상승 견인
아파트값 평균 20억원 넘었다

#1. 자영업자 김모(45) 씨는 지난해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고급 아파트를 45억 원에 매입했다. 최근 몇 년간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자, 김씨는 “강남은 앞으로도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매수를 결정했다. 실제로 지난해 서초구와 강남구에서는 30억 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2. 서울 도봉구 창동에 거주하는 박모(38) 씨는 7억 원대의 아파트를 구매했다. 그는 “강남 아파트는 너무 비싸 접근이 어렵고, 실거주를 고려해 비강남권에서 내 집 마련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도봉구, 노원구 등 비강남권에서는 비교적 낮은 가격대의 거래가 꾸준히 이어졌지만, 강남권과의 가격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서초구 반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강남권과 비강남권 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반면, 비강남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거래가 이어졌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서 제출받은 '2024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서초구 아파트의 평균 실거래가는 25억1800만원으로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높았다. 강남구가 24억83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용산구가 22억5700만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서울에서 평균 실거래가가 가장 낮은 곳은 도봉구로 5억5400만원을 기록했으며, 서초구와의 가격 차이는 4.6배에 달했다. 강북구(6억700만원), 노원구(6억1000만원), 금천구(6억2100만원), 중랑구(6억2800만원), 구로구(6억7300만원) 등 12개 구의 평균 실거래가는 10억원 이하에 머물렀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시장은 금리 부담과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강남권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서초구 아파트 실거래가는 지난해 1월 21억3600만원에서 8월 27억2500만원까지 상승한 후, 9~11월에는 25억원대에서 유지되다가 12월 다시 27억5900만원으로 상승했다. 강남구도 8월 26억9300만원에서 9월 25억2200만원으로 하락했다가 10월부터 26억원대를 회복했다.

 

용산구는 지난해 9월 29억1000만원까지 상승한 후 10월 26억6000만원, 11월 20억3900만원, 12월 20억7300만원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20억원대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서초·강남·용산의 고가 아파트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외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침체가 지속됐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값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은 평균 0.07% 상승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값은 4.67% 상승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인천(1.54%), 강원(0.66%), 경기(0.57%), 전북(0.34%)도 소폭 상승했으나, 대구(-4.93%), 세종(-6.46%)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내에서는 성동구가 9.60% 상승하며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서초구(9.34%), 송파구(8.62%), 강남구(7.39%), 마포구(7.22%), 용산구(7.18%)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이에 비해 도봉구(0.47%), 관악구(1.41%), 노원구(1.58%) 등 비강남권 지역의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세 시장에서도 비강남권이 상승을 주도했다. 성동구가 9.70% 상승하며 전셋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노원구(7.76%), 영등포구(7.13%), 은평구(6.92%) 등이 뒤를 이었다. 강동구(0.73%)와 송파구(2.75%)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1만2000가구에 달하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전세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강남 불패 심리와 글로벌 금융자산 유입이 강남권 아파트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며 "부동산을 단순한 투자 자산이 아니라 재산을 보관하는 '저장 자산'으로 인식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및 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으며, 강남과 비강남권의 가격 격차는 더욱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금리, 정책 변화에 따라 향후 시장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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