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 법무부 특혜 의혹 제기…법무부는 “현직 대통령 신분 등 고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지난해 총선 앞두고 서울구치소서 ‘옥중 연설’ 촬영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23일 ‘내란 수괴’ 혐의 윤석열 대통령이 깔끔한 머리 모양으로 헌법재판소에 출석한 데 대해 “안전상 문제도 아니고 내란 수괴의 머리 손질을 우리 국민들께서 바라봐야 하느냐”고 불만을 표했다.
검사 출신인 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오늘도 말끔하게 머리를 손질하고 나타났다”며 이같이 날을 세웠다. 이어 “지난번 첫 번째 출석 때 확인해보니 법무부에서 허락해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일찍 도착해 경호처 관리하에 대기실에서 스타일링을 받은 것으로 했다”며 “어떻게 그런 특혜를 줬는지 제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머무는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직접 헌재에서의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했는데, 드라이를 한듯 머리 모양이 단정한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박 의원은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법무부 교정당국 확인 결과, 윤석열 측은 교정당국에 구두로 사전 헤어 스타일링을 요구했고 법무부는 이를 승인했다고 한다”며 “대체 일반 수용자 중에 어느 누가 재판 출석 전에 머리 손질을 받는다는 말인가”라고 못마땅해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의) 수인번호 ‘0010’이 부여된 윤석열 옷깃에는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까지 모두 받아들인 번호 배지가 보이지 않았다”며, “접견이 제한된 피청구인의 머리를 손질한 인물은 누구냐”고 연거푸 질문을 던졌다. 헌법은 법 앞의 예외도 사회적 특수계급도 인정하지 않으므로, 교정당국이 윤 대통령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처우로 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라디오에서 박 의원은 ‘특혜를 준 주체가 어디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도 “법무부 당국”이라며, “접견이 금지되어 있는데 누가 와서 그렇게 머리 손질을 해주는지가 의문”이라고 재차 말했다. 그는 ‘박 의원이 알아볼 건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법무부에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법무부는 같은 날 언론 공지에서 “교도관 입회하에 간단한 모발 정리 등을 받은 것”이라며 “출석 전 대통령실에서 서울구치소에 대통령으로서 의전과 예우, 헌법재판의 중요성 및 관심도 등을 고려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직 대통령 신분이고 이전 교정시설 내 선거방송 촬영 시 후보자 분장 등에 협조한 사례가 있어 특혜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대통령실과 헌재가 협의한 대기 공간 내에서 교도관 입회하에 간단한 모발 정리 등을 받을 수 있도록 구치소 측에서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가 구체적으로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교정시설 내 선거방송 촬영’ 인물은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로 보인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 상태에 있던 송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법무부의 승인을 받아 서울구치소 내에서 ‘후보 연설’ 영상을 촬영했다.
윤 대통령이 수용번호 10번 표식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법무부는 “미결 수용자가 사복 착용 시 수용자 번호표 착용 여부는 관계 규정에 따라 구치소장 재량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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