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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선포’ 국무회의 참석자 누구?… 총리·일부 장관 반대했다

입력 : 2024-12-04 18:20:00 수정 : 2024-12-05 11: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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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김용현·조태열·김영호 등
선포 전 국무회의에 절반만 참석
상당수 장관 ‘계엄안’ 모른채 모여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 심의를 위해 열린 국무회의에는 국무위원 절반 가량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거나 변경하고자 할 때, 해제할 때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요구안이 가결된 뒤 이를 심의하고자 열린 국무회의는 윤 대통령이 아니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와 국무위원들이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안 관련 긴급 회의를 마친 뒤 국무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4일 세계일보 취재 결과 정부 각 부처는 장관(장관급 기관장)의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의 행적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대다수 부처는 장관의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참석 여부를 공개하길 꺼렸고, 계엄 선포에 장관이 어떤 입장이었는지에 대해선 더더욱 말을 아꼈다. 우선 한 총리는 계엄 선포, 해제를 심의한 국무회의에 모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할 수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계엄 선포와 해제 심의를 위한 두 차례 국무회의에 모두 참석했다. 행안부 대변인실은 이날 “이 장관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고, 해제 국무회의에도 참석했다”며 “(다만 윤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 건의는 하지 않았다”고 공지했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4년 후배로,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윤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경우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새벽 청사에서 취재진이 ‘장관이 계엄을 건의한 게 맞느냐’고 묻자 “맞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직후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개최하고, 전군에 비상경계 및 대비태세 강화 지시를 내렸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참석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장관의 국무회의 참석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계엄 선포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 등에 대해 의견을 냈다고 한다. 다만 최 부총리 본인이 참석 여부를 확인해주진 않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불참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는 불참, 계엄 해제 국무회의엔 참석했다고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장관의 국무회의 참석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안 장관은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직후 산업부가 있는 정부세종청사가 아닌,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열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오영주 장관의 국무회의 참석 여부를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했다. 한 부처 관계자는 “(우리 장관은 국무회의에 참석하라는) 연락이 안 와서 못간 것”이라고 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전날 세종에서 기자단과 공식 일정이 있어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엔 불참했고, 오전 4시30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에는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계엄령 해제를 위해 소집된 국무회의에만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조규홍 장관의 행적에 대해 이날 오전 내내 모르쇠로 일관하다 오후 들어 “복지부 장관은 3일 사전 회의에는 참석했고, 4일 사후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알렸다. 법무부는 “장관이 오전 4시30분 국무회의 참석 요청을 받고 나간 건 맞다”는 애매한 답변만 남겼다. 장관이 공석인 여성가족부는 직무대행인 신영숙 차관에 의결권이 없어 국무회의에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도 장관급이나, 국무위원은 아니어서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한 총리와 일부 국무위원들은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계엄 선포에 앞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계엄 선포안을 심의에 부쳤다.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상당수는 계엄안을 심의하는 사실도 모른 채 용산 대통령실로 모였다. 한 총리와 일부 국무위원은 계엄에 반대했으나, 윤 대통령이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영 기자, 편집국 종합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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