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곡물 수량 등 기록 첫 사례
임진강과 한강 유역을 잇는 길목에 자리한 경기 양주 대모산성에서 목간(木簡)이 추가로 나왔다. 지난해 궁예(?∼918)가 세운 나라인 ‘태봉’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독특한 목간이 발견된 곳에서 고대 문자 자료가 또 확인되면서 향후 연구가 주목된다.
양주시와 기호문화유산연구원은 양주 대모산성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물을 모으기 위해 만든 집수(集水) 시설에서 목간(사진) 총 4점이 출토됐다고 28일 밝혔다. 성안 집수 시설에서 목간이 나온 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돌을 쌓아 원형으로 만든 이 시설에서는 ‘정개 3년 병자 4월 9일(政開三年丙子四月九日)’ 등의 글자와 사람 그림이 남아있는 목간이 출토된 바 있다. 정개는 태봉에서 914년부터 918년까지 사용했던 연호를 뜻한다.
총 4점의 목간은 세로로 긴 형태로 글자가 곳곳에 남아있다. 이 중 길이가 50㎝와 47㎝인 목간 2점은 서로 짝을 이룬 듯한 형태다. 두 목간의 너비는 8㎝로 동일하며 ‘금와인(金瓦人)’, ‘토와인(土瓦人)’ 글자가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주시는 ‘금와인’과 ‘토와인’을 각각 동기와 제작자, 흙 기와 제작자로 추정하고, 신라의 지방 관등인 ‘일벌(一伐)’ 글자를 판독한 견해도 있었다고 전했다.
조사단은 목간 가운데 숫자가 적힌 목간 1점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양주시 측은 “토지 면적과 곡물의 수량 표시인 두(斗), 되(刀), 홉(合), 푼(分)의 구체적 사례가 나타나는데 지금까지 출토된 목간 중에서는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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