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 연출 정지인)가 지난 17일 종영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나 소리 천재' 정년(김태리 분)을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렸다. 특히 생소할 수도 있는 여성 국극을 드라마로 풀어내면서 많은 호평을 받았다.
배우 정은채는 극 중 정년이의 재능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그를 국극의 세계로 이끄는 '국극 스타' 문옥경 역을 연기했다. 매란국극단의 최고 스타이자 '시대의 왕자' 문옥경 역을 연기하면서 정은채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남성성이 강조되는 인물을 표현해내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한 극 중 국극 무대를 소화하는 장면에서도 남다른 소리 실력을 선보이면서 정은채는 문옥경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 많은 호평을 끌어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은채는 '정년이' 종영 기념 인터뷰를 열고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정년이'와 문옥경 캐릭터를 위해 쏟은 정은채의 노력과, 그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N인터뷰】 ①에 이어>
-문옥경의 극 중 갑작스러운 퇴장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어떻게 생각했나.
▶갑자기 사라져서 아쉽다는 이야기들이 많더라. 하지만 극이 시작될 때 문옥경 자체가 언제든지 얼마든지 떠날 수 있는 인물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게 언제인지는 몰랐지만, 언젠가는 떠날 거라고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저한테는 그래서 갑작스러운 퇴장은 아니었다. 굉장히 문옥경스러웠다. 항상 자신의 자리를 누군가가 채워주기를 기다렸고 (정년이라는) 임자가 나타난 거다. 또 다른 자리의 임자를 만난 거니 떠난 거라고 생각한다.
-'파친코'와 '정년이'를 통해 연달아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배역을 맡게 됐는데.
▶일단 캐릭터가 정말 상반되는 캐릭터였다. 캐릭터의 접근 방식도 정말 달랐다. 어쨌든 '파친코' 속 경희라는 캐릭터는 많은 것들을 감내하고 시대의 아픔을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경희도 굉장히 큰 짐을 지고 살아가는 인물이지만 옥경은 한 시대를 누린 캐릭터인 것 같다. 그렇게 따지니 온몸으로 시대를 관통하기는 했던 것 같다.(웃음)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시대를 이어서 연기한 건데 '파친코' 같은 경우는 시즌1부터 기간이 되게 긴 프로젝트였고, 정말 제가 가지고 있는 최대치의 여성성과 모성애를 끌어내서 연기했다. 그리고 옥경이는 제가 가지고 있는 최대치의 중성적인 면과 남성적인 면들을 끌어내서 연기하려했다. 정말 극과 극의 연기를 했다.(웃음) 나란히 이어서 보신 분들은 그런 대비가 재밌는 부분일 것 같다.
-드라마에 대한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무엇인가.
▶정말 많은 피드백이 있었는데 일단 '정년이'라는 작품 자체를가 너무나 신선한 소재인데 그걸 어렵지 않게 볼거리와 다양한 기쁨을 어떤 한 장르 속에 담아내 줘서 좋다는 평이 있었다. 또 국극 장면 같은 경우는 이런 드라마가 있나 싶을 정도로 극 장면을 오래 보여줬다. 그걸 끌고 나가는 것들에 있어서 시청자분들이 '돈을 내고 봐도 아깝지 않은 공연'이라고 하는 피드가 기분이 좋았다. 그 부분을 되게 좋게 봐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 문옥경에 대해서는 '정은채가 그려낸 문옥경이 너무 좋다'는 표현이 엄청 감동이 있었다.
-남자 친구인 김충재가 방송을 보고 있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으로 인증하기도 했는데, 남자 친구의 응원이 있었나.
▶머리가 하얘진다.(웃음) 제 지인 가족들 그리고 최측근분들이 1호 팬들이어서 정말 많은 응원과 지지를 받았다. 방송 내내 좋은 작품이었다는 얘기를 해줘서 저한테는 진짜 기쁨의 추억이 남는 작품이아닐까 생각해본다..
-남자 배우가 거의 출연하지 않는 여성 배우 중심의 극은 처음이었을 텐데, 현장 분위기도 남달랐나.
▶이렇게 많은 여성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있는 작품을 처음 해봤고 다들 그 얘기를 했다. 정말 분위기가 달랐다. 언제 이렇게 특별한 경험을 해보겠나. 현장 분위기는 정말 여고가 됐다. 국극단 친구들도 너무 귀엽고 에너지가 넘치다 보니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밝고 따뜻했다. 쉴 때도 조용히 있지 않고 모여서 연습하고 수다 떠는 분위기였다. 그런 모습들이 촬영할 때도 자연스럽게 묻어나온 것 같다. 힘이 생기는 그런 마법 같은 현장이 아니었나 싶다.
-앞으로 좀 더 다른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나.
▶조금 더 몸을 쓸 수 있는 스포츠물이나 액션물도 좋고 멜로도 해보고 싶다. 진득한 멜로를 안 해본 것 같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계속해서 많은 얼굴을 꺼내면 새로운 시도가 될 것 같다.
-내년이 데뷔 15주년인데, 지난 연기 생활을 되돌아보면 어떤 감정이 드나.
▶15주년이라고 누가 알려줘야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싶다. 꾸준히 작품을 하면서 많은 시도를 하면서 연기해 왔는데 앞으로도 패를 세어가지 않고 언제 시간이 지났나 싶을 정도로 즐겁게 연기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뉴스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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