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으로 난처한 상황에 몰렸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파병은 중국의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긴밀한 관계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약화하기 때문이다. 조 위원은 또 “이들의 ‘금지된 장난’(북한 파병)은 북·중·러 권위주의 정권 연대에 대한 국제적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반중 감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에 해를 끼칠 뿐 아니라 중국의 국제적 위상도 떨어뜨릴 것”이라며 “그래서 중국은 매우 불쾌하고 불안한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정치 분야 권위자인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교수도 “중국이 북·러 군사동맹에 대해 상당히 불안해하면서 분노했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스 교수는 “북한이 한반도에서, 그리고 이제는 유럽 전장에서 매우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음에도 중국이 북한에 경고하거나 간절하게 부탁하는 공개적인 언행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박사는 “중국이 북한군의 러시아 전장 파견을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계속되는 한 모스크바는 평양을 지지할 것이고 중국은 김정은 정권의 단기적 필요성 측면에서 부수적 위치에 머무를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전 종료 후 북·러 관계가 북·중 관계보다 더 긴밀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최근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했을 때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가 언급됐을지 주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양국 모두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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