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에너지 등 전략물자 협력
공급망 교란 때 5일 내 공동대응
2025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북핵 도발에 단호한 대응” 한뜻
윤석열 대통령은 8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내년 수교 50주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바이오·에너지 등 첨단산업 분야의 전략물자 공급망 협력 강화를 위한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을 최초로 체결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웡 총리와 정상회담 이후 의회에서 열린 공동언론 발표에서 “점증하는 국제 경제의 불안전성에 대응해 전략물자의 공급망과 에너지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내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과 관련해 “양국은 주요 분야에서 전략적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SCPA에 따라 양국은 ‘공급망 위기대응 시스템’을 구축, 공급망 교란 징후 포착 시 상호 신속 통보하고 교란 발생 5일 내 긴급회의를 열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오, 에너지, 첨단산업 분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교란에도 함께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세계 3위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인 한국은 LNG 교역 허브 싱가포르와 ‘LNG 수급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에너지의 안정적인 국제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LNG 재고 수준에 따라 물량 인수시기를 조절하는 ‘LNG 스와프’와 공동구매 등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양국은 경제 협력 외에도 인적교류와 사법·교육 분야 협력도 강화해 내년까지 항공협정 개정을 마무리하기로 하고,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 디지털 활용 교육협력 등도 합의했다.
윤 대통령과 웡 총리는 북한의 핵 개발과 도발에 대해 단호한 대응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했다. 웡 총리는 2018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사실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과 북한의 관계를 지원하겠다”며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 앞으로 건설적인 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러 군사협력에 관한 규탄은 포함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지난 20년간 싱가포르 총리를 지낸 리셴룽 선임장관과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대통령을 차례로 면담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양국 협력 방안, 국제 정세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국립식물원에서 열린 난초 명명식에 참석해 새롭게 배양한 난초 종에 부부 내외의 이름을 부여하는 행사를 했다. ‘윤석열·김건희’ 난은 현지 국립식물원에서 관리한다. 난초 명명식은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등도 진행한 싱가포르의 의전 행사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 서부 주룽 혁신지구에 위치한 현대차의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생산·연구 시설인 ‘글로벌 혁신센터’를 방문했다. 이어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을 찾아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스타트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번에 체결된 ‘스타트업 협력 MOU’를 언급하며 “한국 스타트업은 싱가포르에서 테스트하고, 싱가포르 스타트업은 한국 대기업과 협력하면서 첨단산업 생태계를 키워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