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한다고 미 국무부가 26일 밝혔다. 미국 대선 직후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국무부가 이날 공개한 국무장관 일정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27일 오후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왕 위원과 만난다. 두 사람은 미·중 양자관계 현안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긴장 고조 상황, 미국 대선을 앞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남중국해 해상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간 갈등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돕는 중국의 대러 물자 수출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미·중 고위급 접촉은 유엔 총회 기간 중 이뤄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약 한 달 만에 두 차례나 진행되는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 달 전인 지난달 27일부터 사흘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 위원을 만난 바 있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8년만에 베이징을 방문하는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당시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몇 주 안에 시 주석과 소통하길 기대한다”며 “우리는 (중국과) 고위급 외교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과 왕 위원의 만남에서도 고위급 접촉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1월 브라질과 페루에서 각각 열릴 주요20개국(G20)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이 이뤄질지 관심사다.
중국과 “대화 있는 경쟁”을 추구해 온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역시 러시아,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에서도 고립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왕 위원은 유엔총회 기간인 지난 25일 뉴욕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났으며, 같은 날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만나 “중국은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며 모든 문제를 대화를 통해 정치적 해결을 추구해 왔다. 우크라이나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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