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21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22대 국회 개원식에 참여해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22대 국회는 1987년 이후 가장 늦게 개원식을 연 21대 국회(7월16일) 기록을 갈아치워 ‘최악의 지각 국회’란 오명을 얻은 터다. 야당은 9월 정기국회 첫날인 9월2일 ‘개원식’ 개최를 추진했지만 윤 대통령 불참 가능성이 커 ‘개회식’으로 대체하면서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우 의장은 2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원식을 꼭 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참여하지 않는 개원식은 해본 적이 없다. 참 고민이 많다”며 “대통령께서 국회에서 개원식을 정하면 꼭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만 갈등이 있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에 갈등이 있다. 대통령은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기 때문에 통합적 메시지를 내야 한다”며 “불편하시더라도 개원식에 참여해서 22대 국회 출발을 함께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일단 여당은 9월2일 개원식 개최에 협조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 중 나온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의 ‘김건희 살인자’ 발언을 문제 삼아서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유감 표명을 했지만, 대통령실은 전 의원 본인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터다. 우 의장은 이와 관련해 “9월2일에 (개원식을) 해보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최근 나온 국회 발언이 몹시 불편하다는 생각을 여당 측에서 갖고 있다”고 전했다.
우 의장은 ‘역대 최장 개원식 지연 상황’으로 상징되는 가파른 여야 대치 해소의 실마리를 25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민주당 이재명 대표 회담에서 찾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 대표가 ‘국민 눈높이에 반응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크게 기대하고 있고, 민주당에는 ‘태도가 리더십이다’란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25일 양당 지도부 회담에서, 국민들이 보시기에 답답한 국면을 뚫기 위해서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윤 대통령에게도 “영수회담을 꼭 하셔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번에 한 번 했지만 성과가 거의 없었다. 그래도 저는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수회담을 꼭 하시고, 의장을 만나는 것도 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우 의장은 지난달 17일 제헌절에 2026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통한 개헌을 제안하며 윤 대통령에게 함께 논의하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개헌은 입법부 소관’이란 뜻을 전했다고 한다. 우 의장은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제 개헌 논의 제안을) ‘여야 대화’로 넘기셨는데, 제가 만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거부를 한 건지 나중에 보자는 건지 답을 못 받았다.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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