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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교도소 갈 위험 무릅쓸 중요한 환자 없어”…보건지소 “부작용 있는 약 처방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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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6-11 16:00:00 수정 : 2024-06-11 1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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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페란 처방 의사 유죄 판결 파장

법원이 의사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 유죄 판결을 한 것을 두고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 커뮤니티 등에서는 ‘부작용 위험이 큰 기저질환자, 노인 등에게 조금이라도 부작용 위험이 있는 약은 아예 처방하지 말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 보건지소 입구에 붙은 ‘약물 처방 제한 공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병·의원에 오는 모든 구토 환자에 어떤 약도 쓰지 마세요”라며 “당신이 교도소에 갈 만큼 위험을 무릅쓸 중요한 환자는 없습니다”고 썼다.

 

그러면서 “앞으로 병원에 오는 모든 환자에 대해 매우 드물게 부작용 있는 멕페란, 온단세트론 등 모든 항구토제를 절대 쓰지 마시기 바랍니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지난 8일에도 페이스북에 해당 판결을 한 판사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며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날 한 보건지소는 ‘앞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약을 처방하지 않겠다’는 공지문을 써 붙이기도 했다.

 

해당 보건지소는 ‘약물 처방 제한 공지’를 통해 “부작용 발생 시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는 판결이 발생함에 따라 부작용 대처가 어려운 보건지소 및 전문과목 특성을 고려해 상당한 사유 없이는 일부 약물을 처방하기 어려움을 알려드린다”고 썼다.

 

보건지소는 제한적 처방 약물로 코푸시럽, 진통소염제, 항히스타민제 등 감기약과 무좀약, 스테로이드 연고, 전립선비대증 약과 그 외 보건지소에서 대처할 수 없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약물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기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에 대한 진료 및 처방은 그대로 진행한다. 약을 드리고 싶음에도 판결에 따라 진료 및 약 처방에 제한되는 상황을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앞서 의사 A씨는 2021년 1월 경남 거제시에 있는 한 의원에서 80대 환자 B씨에게 맥페란 주사액(2㎖)을 투여해 전신 쇠약과 발음장애, 파킨슨병 악화 등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맥페란 주사액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투여 시 파킨슨병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투여가 금지되고, 고령자에게는 신중한 투여가 권고된다. 재판부는 A씨가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의 병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약물을 투여해 유죄가 인정된다고 보고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약의 부작용을 예측할 수 없고, 개인의료정보 접근 한계 등에도 사법부가 의사들에게만 유독 가혹한 법적 잣대를 밀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KMDS)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의료행위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나쁜 결과는 의료행위의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게 된다면, 어느 의사가 위험부담을 무릅쓴 채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지키려 나설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국의 의사들로 하여금 고위험 환자에 대한 진료 회피를 부추길 뿐 아니라, 가뜩이나 의료공백에 놓이고 있는 필수의료를 더 기피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는 결국 환자들의 피해로 귀결될 것”이라고 했다.

 

의사 출신인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도 지난 10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나라에서 구토 증상에 쓸 수 있게 허가받은 약은 맥페란 뿐”이라며 “100% 안전한 약만 쓰겠다면 세상에 쓸 수 있는 약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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