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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산 넘어야”… 2번째 휴가 떠난 이재명, 복귀 일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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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11 17:56:36 수정 : 2024-05-11 17: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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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도 휴가를 간다. 현장에서 잠시 떠나 있으면서 휴식을 하고 재충전한다. 역대 대통령들이 휴가 때 읽은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정국 구상에 몰두하고 복귀하면서 새로운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당 대표가 된 후 2번째 휴가를 떠났다. 이 대표가 현장을 떠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안형…경제와 해병대원 순직

 

이 대표의 첫 휴가는 지난해 8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있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 복귀한 이 대표의 일성은 경제 회복이었다. 이 대표는 당시 “가계와 기업을 포함한 민간 부채가 이제 GDP의 224%, 무려 4,833조 원에 달한다”며 정부에 대응을 주문했다. 당시에 만연했던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상황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장갑차와 경찰 특공대 배치에 대해서 “보여주기식 대책을 넘어서서 국민께서 안심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를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폭염‧비산먼지‧해충에 대한 대책미비로 실패로 돌아간 ‘잼버리 사태’에 대해서도 “남 탓한다고, 전임 정부 탓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정부 비판에 집중했다.

 

현안에 대한 두 번째 메시지는 ‘해병대원 순직 사건’이었다. 이 대표는 휴가 동안 군 생활의 현실과 부조리를 담은 드라마 <D.P>에 대한 감상평을 순직 사건과 연관 지었다. 이 대표는 “2023년 대한민국 군대의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의 참담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자신의 SNS에 적었다. 그러면서 “20대 해병대원이 인재(人災)로 인해 순직했다. 그러나 군과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고 진상을 은폐하기에 바쁘다”며 “사단장의 책임을 적시한 수사단장은 ‘항명죄’라는 이유로 보직 해임됐다. 경찰에 이첩된 보고서를 회수하고, 범죄 혐의는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은 현재 특검 정국으로 접어들었다.

 

◆당 통합형…체포동의안 논란으로 역량 소진 말아야

 

당 통합 메시지로 논란을 잠재우고 당권 안정화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이 대표는 단식 24일 만에 쓰러졌다. 단식 도중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이 대표는 당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결과는 부결이었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원내대표단이 사퇴하는 등 당은 분열의 위기에 처했다. 당원들은 가결파를 색출하려했고, 당내에서도 가결파를 ‘해당행위’로 징계를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소란은 많았지만 결국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단식 후 복귀한 이 대표의 선택은 통합이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은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국민의 삶이 절박하다. 그런 문제로 우리의 역량을 소진하고 시간을 보낼 만큼 현실이 녹록지 않다”고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발언을 했다. 당 내부의 소란은 사그라졌다. 역으로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는 국정기조 전면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며 당의 결집을 유도했다. 이 대표의 당권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고,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 4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집무실에 도착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국 구상형…대결의 정치 끝내야

 

총선이 있는 올해 초 이 대표는 부산에서 습격당했다. 이 대표의 복귀 메시지는 ‘대결의 정치’종식이었다. 이 대표는 “우리 정치가 어느 날인가부터 절망을 잉태하는 죽임의 정치가 되고 말았다”며 희망을 만드는 살림의 정치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저부터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이 대표는 이런 정치의 부재를 총선 화두로 삼았다. 정부‧여당이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했는가, 정당하게 행사했는가, 그리고 그로 인해서 세상을 좀 더 낫게 바꿨는가, 후퇴시켰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라고 정의했고, 민주당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혁신 공천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 드릴 것“이라고 규정했다. 정치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당은 쇄신하고, 정부‧여당은 심판한다는 정국 구상은 적중했다. 당원들이 힘을 발휘한 공천 국면에서 많은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국회에 입성했다. 유권자들은 역사상 가장 큰 야당의 승리를 안겨줬다.

 

◆네 번째 복귀 의제는

 

총선을 대승한 이 대표는 9일부터 15일까지 휴가를 떠났다. 현안으로는 ‘해병대원 순직사건 특검’과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지급’이다. 이미 두 사안에 대해서 윤 대통령은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상태다. 영수회담 이후 지난 8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안부전화를 하면서 협치의 숨통은 트였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태다. 이 대표가 다시 윤 대통령을 향해 강한 메시지를 낼 수도 있다.

 

당내 의제로는 ‘당 대표 연임’이 있다. 이 대표는 여러 의원에 연임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9일 BBS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본인의 입장이 먼저 있어야겠다”며 “일주일 동안 쉬는 동안에 고민해서 답을 가지고 오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그간 “당 대표, 3D 중 3D”라고 연임할 뜻이 없다고 밝혔지만 ‘당원과 국민의 뜻’을 강조한 만큼 최근 기류는 변한 모양새다. 연임에 대한 확실한 의사를 알림으로써 22대 국회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잡을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 네번째)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경태 위원의 발언을 경청한 뒤 추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복귀 메시지에 대한 힌트를 이 대표는 자신의 팬 카페에 남겼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작은 고개 하나를 넘었을 뿐입니다. 더 큰 힘을 모아 더 큰 산을 넘어야 합니다”라며 “우리 안의 작은 차이로 내부갈등과 대립에 힘을 빼지 맙시다. 더 큰 공동의 목표를 향해 부족한 건 채워주고, 필요한 건 나누며, 어깨 겯고 함께 전진합시다”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3일 당선인 총회에서도 “우리는 독립된 헌법기관이라 할지라도 민주당이라는 정치결사체의 한 부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어떤 내용이 되든 거대 야당의 대표가 던질 메시지가 미칠 영향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우석 기자 d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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