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당시 한국광복군에서 활동한 뒤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김기주(1990년 애족장)‧한응규(1990년 애족장) 지사의 유해가 국내로 봉환된다.
국가보훈부는 광복 80주년인 2025년 광복절을 계기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지역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묘소 3기에 대한 실태조사를 최초로 진행하고 브라질에 안장된 김기주·한응규 지사의 유해를 국내 봉환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남미지역 독립유공자 묘소 실태조사는 브라질 상파울루와 쿠리치바 소재 공동묘지에 각각 안장된 김기주·한응규 지사 유족 측의 유해봉환 추진 의사를 확인하고 묘소 관리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실시됐다. 또한 유족을 비롯한 현지공관 측과 세부 시기와 각종 절차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김기주 지사는 일본군에 강제 징집됐다가 탈출한 뒤 광복군 총사령부 보충대에 입대해 독립운동에 나섰다. 이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6·25 전쟁 당시 육군 제17연대 소속으로 공적을 세워 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 이후 1971년 브라질로 이민을 갔고 2013년 별세해 브라질 상파울루 소재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한응규 지사 또한 일본군에서 탈출 후 광복군 제2지대 제3구대에 입대해 정보수집과 모병 활동을 했다. 1972년 브라질에 이민한 그는 2003년 세상을 떠난 뒤 쿠리치바 지역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정부는 1990년 두 지사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한 바 있다.
보훈부는 최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광복군 출신 장덕기 지사 묘소와 미국 조지아주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김재은·원대성 지사, 테네시주에 모셔진 정성장 지사의 묘소도 점검했다. 보훈부는 각 유족과 협의를 거쳐 유해 국내 봉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보훈부는 1990년대 초부터 세계 각지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묘소의 위치 파악에 나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18개국에서 총 346기의 묘소를 파악했다. 이 중 148위가 국내 봉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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