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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담화에도… 의협 “‘2000명 후퇴’ 없이 대화 없다”

입력 : 2024-04-02 08:19:12 수정 : 2024-04-02 08: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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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비운 뒤 자리를 메워온 의대 교수들이 2일 이틀째 주 52시간 단축 근무를 이어간다. 이날이 인턴 임용 등록이 마지막 날이지만 정부의 전공의 설득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황이다.

 

성남시 한 동네의원에 주 40시간 단축 진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2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교수들과 개원의들은 이날로 이틀째 단축 진료를 이어간다. 총 20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모인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이달부터 외래진료와 수술일정을 조정하는 등 근무시간을 줄이기로 지난달 30일 의결했다. 다른 의대 교수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도 근무시간 단축과 함께 이달부터 응급환자 치료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아직 지난주 대비 주요 대학병원 가동률은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기준 ‘주요 대학병원 평균 가동률’은 1주 전보다 0.1%포인트 감소했으며 직전일 대비 평균 가동률은 4.6%포인트 증가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도 지난달 31일 주 40시간 진료 축소 동참을 선언하면서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없지만 개원의도 진료 시간 단축에 참여할 수 있다. 경기·부산·강원·울산·전북 의사회 등은 “동네 개원의들이 개별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며 집단행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에 대한 의사단체들의 강경한 태도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약 50분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사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한 후 의료 현장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내원객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의협 비대위는 ‘2000명’ 증원을 고수하면서는 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담화문을 보면 숫자에 대한 후퇴는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숫자를 정해놓은 상태로 여러 단체가 모여서 협의 내지 의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전공의들 역시 움직임이 없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대통령 담화에 대한 견해를 묻자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제 막 전공의 생활을 앞둔 인턴들은 이날까지 임용 등록을 하지 않으면 상반기에 수련받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최근 의정 갈등 속에서 인턴 임용을 거부한 상태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4월2일까지 인턴 임용 등록이 되지 못하면 올해 상반기 인턴 수련은 불가능하다”며 “이 경우 9월부터 시작하는 하반기에 인턴 수련을 시작하거나 (그게 안 되면) 내년 3월에 인턴 수련을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전공의 복귀와 ‘막내 전공의’인 인턴 수련이 연이어 지연될수록 의료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필수의료 분야 수도권 소재 대형병원 교수는 “이제 전공의 복귀, 의대생 유급 사태의 해결은 수습이 어려워졌다”며 “한국 의료는 향후 몇 년간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황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응급 상황에서 야간이나 휴일에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될 것”이라며 “정권이, 정치가 민생과 의료, 경제를 망치는 대표적 ‘흑역사’로 세계 역사에 오래 회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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