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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위협” vs “멸종위기서 지켜야”… ‘불곰’ 둘러싼 유럽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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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01 11:36:00 수정 : 2024-04-01 11: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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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불곰이 인간을 공격하는 일이 잇따르자 곰에 대한 보호조치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보호조치가 곰에게만 지나치게 유리해 인간을 희생시킨다고 주장하지만, 멸종보호종인 불곰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해 ‘곰’을 둘러싼 유럽 내 갈등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31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슬로바키아의 한 마을에서 난동을 부리는 불곰으로 인해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보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불곰은 거리 이곳저곳을 뛰어다녔고 사람들은 곰을 피해 도망쳤다. 곰의 공격에 5명이 다치기도 했다. 마을 당국은 해당 곰이 지난 27일 사살됐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유럽 전역에선 곰 보호 체계에 대한 목소리가 분분하다. 몇몇 유럽연합 국가들은 곰 보호 강화에 찬성하는 반면 슬로바키아처럼 곰으로 인해 피해를 본 일부 국가는 곰보다 사람을 우선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기 때문이다. 실제 ‘불곰 소동’이 발생한 슬로바니아에선 소동이 벌어지기 며칠 전 곰을 피해 도망치던 벨라루스 관광객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25일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핀란드 유럽연합 대표단은 일부 불곰 개체군의 보호 등급을 하향 조정할 것을 요청하는 제안서를 유럽연합 환경이사회에 제출했다. 곰 개체군을 “엄격하게 보호”한다는 현행 조항을 “보호”로 하향 조정한다는 내용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야생 곰이 사람을 죽이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히는 등 매우 제한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야생 곰 사살을 금지하고 있다. 법 위반 시 막대한 벌금이 부과된다. 

 

유럽연합 환경이사회 회의에 참석한 몇몇 국가들은 보호 등급 하향 조정안에 지지 의사를 표현했다. 이탈리아는 공감 의사를 밝혔고, 헝가리는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해당 문제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또한 인간의 안전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예방 조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여러 국가의 지지를 받더라도 보호 등급 하향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일랜드, 몰타와 같이 곰으로 인한 문제에 공감하기 어려운 국가들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곰이 있는 국가에서도 해당 사안이 대중과 정치권의 지지를 받기 어려워 진전이 있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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