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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 사냥꾼’ 트리포노프 “콩쿠르 참가에 신중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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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31 06:00:00 수정 : 2024-03-30 21: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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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내한 독주회에서 시대적 색깔 전혀 다른 음악 선보일 예정
“첫날 ‘Decades(데케이드)’ 공연은 나 자신에 대한 실험”
“한국 관객의 수용력 대단, 한국 연주 경험은 매력적”

‘콩쿠르 사냥꾼’이나 ‘세계에서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란 수식어를 단 다닐 트리포노프(33)가 4월 1∼2일 내한 독주회에서 시대적 색깔이 전혀 다른 음악을 선보인다. 

 

‘Decades(데케이드)’란 부제가 붙은 1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선 20세기(1900년대)에 작곡된 현대음악을 들려준다. 다음 날 ‘Hammerklavier(함머클라비어)’란 부제가 붙은 예술의전당 공연에선 바로크·고전·낭만 시대(장 필리프 라모, 모차르트, 베토벤, 멘델스존) 곡들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마스트미디어 제공

특히 첫날 ‘데케이드’ 프로그램에 대해 트리포노프는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피아노 작품들로 이루어진 시간 여행이라고 볼 수 있다”며 “나 자신에 대한 실험”이라고 말했다. 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1907∼08)를 시작으로 프로코피예프의 ‘풍자’(1912∼14), 메시앙의 ‘아기 예수의 입맞춤’(1944), 존 애덤스의 ‘차이나 게이트’(1977), 코릴리아노의 ‘오스티나토에 의한 환상곡’(1985) 등 1900년대를 대표하는 9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트리포노프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많은 20세기 곡들을 연주하는 건 처음”이라며 “새로운 음악적 언어를 더 다양하게 탐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창 시절에는 주로 고전, 낭만, 바로크 시대의 레퍼토리에 많은 중점을 뒀다. 물론 20세기 초 음악을 다루기도 했지만, 실험적인 작품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는 아니었다”며 “이번 작품들은 한 세기 동안 각각 다른 작곡가들이 피아노라는 악기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치 그 이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 9개 곡은 각각의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독창적인 작품들의 집합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석 매진을 기록한 내한 공연 이후 1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이번 투어에서 연주하는 곡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내가 연주하는 곡들은 모두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이라면서도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모차르트 소나타 12번’”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져 수많은 공연이 취소되던 시기에 이 작품을 깊이 탐구했다고 하면서다. “모차르트 소나타 12번은 모든 소나타 작품 중 내게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 배운 음악인 만큼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2010년 제16회 쇼팽 콩쿠르 3위를 차지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이듬해 제13회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콩쿠르와 제14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선 전체 부문 우승자 중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그랑프리를 받았다. 이 콩쿠르에서 피아니스트가 그랑프리를 받은 건 처음이었다. 그에게 ‘콩쿠르 사냥꾼’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다. 그는 콩쿠르의 장단점을 소개하며 젊은 연주자들이 콩쿠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조언했다. 

“콩쿠르의 장점은 집중력을 키우고 새로운 레퍼토리를 많이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트레스가 큰 상황에서 연주하는 경험도 쌓을 수 있는 기회이고요. 하지만 콩쿠르 참가 자체가 일상이 되고, (특정) 레퍼토리를 반복적으로 연주하면 해롭기만 할 뿐 긍정적인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콩쿠르 참가에 매우 신중해야 하고 콩쿠르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혜택을 극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악가는 ‘감정적인 지지’를 느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 과거 언급에 대해 트리포노프는 “음악가로서 (공연 도중) 관객과 감정적으로 연결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큰 선물과도 같다. 관객과 연주자가 함께 나누는 음악을 통해서 서로 하나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한국 관객들은 수용력이 매우 뛰어나다. 한국에서의 연주 경험이 매력적으로 남아 있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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