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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가 권리인 줄 알아” 자리 양보 받고 비난받은 임신부 ‘마음 괴로워’

입력 : 2024-03-20 10:12:51 수정 : 2024-03-20 10: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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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배려석. 사진=세계일보 사진DB

지하철 임신부석을 차지하고 있던 한 중년 여성이 자리 양보를 하면서 도 넘은 막말을 했다는 글이 전해져 의견이 분분하다.

 

임산부 배려석이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배려석을 둘러싼 갈등은 지금도 여전한 모습이다.

 

전날인 19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임신부 A씨는 최근 지하철을 이용하던 중 임신부석을 차지한 모녀로부터 참기 힘든 막말을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당시 지하철 임신부석에는 중년 여성이 앉아있었고 그 옆에는 20대로 보이는 딸이 앉아있었다고 한다.

 

이들 앞에 선 A씨는 자리를 양보해달라는 말 대신 조용히 그 앞에 있었는데, 임신부임을 알리는 배지를 본 여성이 뒤늦게 자리를 비켰다.

 

이에 A씨는 감사의 표시로 목례하고 자리에 앉았고, 이때부터 모녀는 마치 들으라는 듯 심한 말을 했다고 A씨는 주장한다.

 

20대 여성은 그의 어머니에게 “배려가 권리인 줄 안다” 등의 불만 섞인 말을 쏟아냈고, 딸의 불만에 “그렇게 살다 죽게 냅 둬”라는 말을 했다고 A씨는 전해졌다.

 

A씨는 “이 말을 듣고 너무 당황해서 손이 떨렸다”며 “모녀에게 ‘나 들으라고 한 얘기냐’고 따졌더니 아무 말 못 하더라”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임신부가 배려석을 양보받은 게 죽으라는 말을 들을 정도”냐면서 “입덧보다 마음이 더 괴롭다. 이런 세상에 태어날 내 딸이 너무 불쌍하다”고 하소연했다.

 

아기를 뱃속에 품은 예비 엄마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길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이 마련돼 있지만 이번 사례에서처럼 중년 여성들이나 어르신들이 자리를 차지하기 일쑤라 정작 임산부가 앉기는 쉽지 않아서다.

 

특히 자리 양보를 두고 “배려가 권리인 줄 안다” 등의 불편한 목소리도 크다.

 

이런 상황은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임산부와 일반인 각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임산부 배려 인식 및 실천 수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산부의 86.8%가 '임산부 배려석을 이용해 본 적 있다'고 답했는데 이들 중 42.2%는 '이용이 쉽지 않았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소중한 생명을 품고 있는 교통약자 임산부를 위해, 조금 불편하더라도 자리를 양보하는 시민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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