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은행을 통한 ‘모임통장’ 개설이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잡은 가운데, 이로 인한 구성원들간의 불화 사연도 온라인 공간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친구와 모임통장 사용으로 인한 다툼>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와 하루 만에 조회수 8만을 돌파하는 등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글쓴이 A씨는 “친구들끼리 모임통장을 하나 만들었다”고 운을 뗀 뒤 “기존엔 나서서 계산하는 친구들이 없어서 제가 먼저 계산하고 정산받는 게 일상처럼 굳어졌었다”고 했다.
그는 보통 자신이 정산하면 귀찮고 돈을 못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금전적인 문제로 스트레스 받는 게 싫어 ‘그냥 내가 살게’하고 넘어간 적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회비도 제때 주지 않던 친구 중 1명이 ‘A 혼자 카드실적 쌓는다’며 불만을 표출했고, 결국 모임통장을 개설하게 됐다고 했다.
A씨는 “그냥 같이 공평히 내니 편하고 좋았다. 이대로 잘 해결된 일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문제가 터졌다. 원래는 친구 중 1명이라도 모임에 참석을 하지 않으면 모임통장 속 공금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하필 A씨가 불참한 날 해당 카드를 긁는 일이 발생한 것.
A씨는 “추후 ‘이러 이러 해서 썼어’ 친구들이 얘기라도 할 줄 알았는데 단톡방에 그냥 ‘아 오늘 많이 먹었다. 배 터지겠다’, ‘오늘 먹은 치즈케이크 미쳤지. 넘 맛있었다’ 등 서로 하는 게 마치 저를 놀리는 것처럼 느껴지고 기분도 별로였다”고 했다.
이에 A씨가 “기분이 나빴다”고 하자, 친구들은 ‘기분 나빴으면 미안한데 새해를 맞아 룰을 정했다. 그깟 적은 돈 가지고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말라’고 응수했다고 한다.
A씨는 “(금액이) 크든 작든 결론적으로 별도의 설명없이 제 지분도 있는 모임통장을 쓴 거 아닌가”라며 “단 한 명이라도 제게 미안하다거나 설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고, ‘너 예전엔 이해해 놓고 요새 왜 그래’라는 식으로 말하는 게 어이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착하다는 소리는 곧 호구’라는 게 이해가 되는 요즘”이라며 “자기들끼리는 똘똘 뭉쳐 서로 챙기고 손해 따지는 꼴이 이제는 같잖다. 더는 그들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고 너무 어이없어 끊어내고 싶다”며 고민 글을 마쳤다.
누리꾼 대부분은 A씨에게 공감을 표시했다. 해당 글엔 “야 호구가 눈치챘다”, “사용한 금액의 n분의 1을 달라고 하시라. 왜 갑자기 사전 공지도 없이 룰을 자기들끼리 정하나”, “지분 빼고 나오세요. 새친구 사귀세요”, “돈은 같이 내는데 새해 맞이 룰은 왜 지들끼리 정함? 거지 양○치들”, “이거 공금횡령죄로 어떻게 안 되나?”, “호의를 봐주니 권리로 착각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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