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의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해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자백한 진술 내용이 재판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5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특가법상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사건 56차 공판에서 서증조사(검찰이 신청한 증거 중 채택된 것을 공개하고 입증 취지를 설명하는 절차)를 진행하며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검찰은 2023년 6월 여러 차례 이뤄진 이 전 부지사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제시하며 피고인이 쌍방울에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을 부탁한 사실, 이재명 당시 도지사에게 현대아산을 예로 들며 방북 비용이 필요하다고 보고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방북 비용 대납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다가 지난해 6월 검찰 조사에서 ‘북한에서 방북 의전 비용을 요구하는데 비즈니스적으로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처리할 거다’라고 (도지사에게) 보고했고, 이재명 도지사가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묻지 않았는데도 먼저 2019년 12월 김성태가 도지사 방북을 위해 북한에 100만∼200만 달러를 보내고 계약서 쓰는 등 일이 잘되는 것 같으며, 2020년 초엔 방북이 성사될 것 같다고 보고했다고 피고인이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지사는 도지사 보고 등 관련 진술은 검찰의 회유와 압박 때문이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검찰은 또 “피고인은 지난해 8월 검찰 조사에서 ‘검찰의 회유에 따른 허위 (보고) 진술 의혹을 제기하는 데, 그런 사실이 전혀 없고 제가 알고 있는 내용대로 진술했다’고 말했다”며 검찰의 회유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김현철 변호사는 “이재명 방북 비용 300만 달러는 이재명을 기소하기 위한 검찰의 창작”이라며 “쌍방울 문서 어디에도 이재명 방북 준비에 관한 증거가 없어 검찰은 도지사에게 쌍방울 대납 사실을 보고했다는 피고인의 진술 조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쌍방울이 지급한 500만 달러는 경기도의 스마트팜 비용이 아니라 2019년 5월 쌍방울의 대북사업 계약금에 해당하고, 300만 달러는 김성태의 방북 비용으로 피고인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기획재정부 직원 등 3명을 추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검찰의 추가 증인 신청은 기재부가 ‘북한 측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는 금융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인 측 사실조회 신청에 대한 답변에 관해 판단 근거를 들어보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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