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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종차별 당한 비니시우스… 인종차별 강경 대응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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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04 16:17:20 수정 : 2024-03-04 16: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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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 소속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3·브라질)가 또다시 발렌시아 팬으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반복되는 축구계 인종차별 행위에 국제축구연맹(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몰수패’ 조치라는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4일(이하 한국시간) 2023∼2024 시즌 스페인 라리가 27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 발렌시아의 경기 중에 발생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라리가 사무국이 조사 중이라고 4일 보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날 경기 중 발렌시아의 홈구장인 발렌시아 메스타야 경기장에서 한 어린아이가 비니시우스를 ‘원숭이’라고 조롱하는 영상이 올라왔고 이 영상을 ‘ESPN 브라질’이 공개하며 보도했다.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선수. EPA연합뉴스

이날 경기는 지난해 5월 발렌시아 홈 경기에서 비니시우스가 발렌시아 팬들로부터 당한 인종차별을 강력하게 항의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후 처음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경기였다. 당시 욜란다 디아즈 스페인 부총리 겸 노동부 장관과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왕립축구협회(RFEF)장은 인종차별을 근절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브라질 정부는 비니시우스가 스페인에서 반복적으로 겪은 인종차별을 규탄하며 엄벌을 요구하는 입장을 밝혔고 비니시우스의 이름을 딴 인종차별 금지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라리가 또한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까지 벌였지만, 이 같은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인종차별 행위자에 벌금·경기장 출입금지 처분 그쳐

 

법원과 축구협회 등은 경기장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펼친 이들에 대해서 주로 벌금과 경기장 출입금지 처분 및 구단에 대한 무관중 징계 조치를 내리고 있다. 앞서 비니시우스를 향해 인종차별 행위를 한 이들에 대해선 마드리드 법원이 벌금 5000유로(약 699만원)와 1년간 경기장 출입 금지 처분을 내렸다. 발렌시아 구단에 대해선 RFEF가 벌금 4만5000유로(약 6400만원)을 부과하고 홈구장의 마리오 켐페스 남쪽 스탠드를 5경기 동안 폐쇄하도록 했다. 별도로 지난해 1월 마드리드의 다리 난간에 비니시우스의 이름이 적힌 셔츠를 입은 인형을 매달아 놓은 이들에게는 벌금 6만1유로(약 8400만원)와 함께 2년간 경기장 출입 금지를 명령했다.

 

한국 선수도 인종차별 피해사례가 있지만 가해자는 역시 경기장 출입 금지 처분에 그쳤다. 지난해 5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손흥민(31·토트넘)을 향해 자신의 양쪽 눈을 찢는 동작으로 인종차별 행위를 펼친 영국 축구 팬도 벌금형과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조규성(26)의 소속팀 미트윌란(덴마크)에서는 덴마크 현지 관중이 경기를 관람하러 온 한국 팬을 향해 인종차별 행위를 했다. 가해자들은 1년간 경기장 입장 금지 조치만을 당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인종차별 적발 시 ‘몰수패’ 검토

 

축구계의 인종차별 문제가 끊이지 않자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 1월 발표한 성명을 통해 모든 축구 경기에서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한 팀을 몰수패 처리시키자고 주장했다. 그는 “팬이 인종차별 언행을 하는 팀은 자동으로 몰수패를 당하도록 해야 한다”며 “전 세계 모든 경기장에서 인종차별 주의자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판티노 회장이 제시한 대응책은 2017년 FIFA가 발표한 인종차별 3단계 대응책이다. 경기장의 선수 또는 관중이 인종차별 행위를 할 경우 심판진은 1단계로 경기를 일시 중단한다. 인종차별이 계속될 경우 2번째 단계로 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나게 되고 경기를 유예할 수 있다. 경기가 재개된 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심판진은 경기를 중단하고 상대팀에게 승점 3점을 부여하게 된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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