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혼주의자로 살던 중 우여곡절 끝에 6살 연하 남편과 결혼한 40대 여성의 고민이 전해졌다.
그는 불혹(不惑)의 나이에 쌍둥이를 임신했지만 자녀들이 자신을 ‘늙은 엄마’라고 생각하며 부끄러워하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노산을 둘러싼 사연은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돼 다양한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41세 여성 A씨는 악기를 전공해 지방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A씨는 교수가 되기 위해 20~30대 외국에 나가 공부만 하다 30대 후반에 남편을 만나 결혼한 지 1년 차다.
그는 비혼주의자로 결혼도 아이도 인생에 없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41살에 쌍둥이를 임신하게 됐다.
늦은 나이에 임신했다는 행복도 잠시. 그는 "계획해서 사랑으로 품은 아이들인데 자꾸 주변 말들에 위축된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시어머니조차 '아이 초등학교 갈 때 나이가 쉰이 될 텐데 늙은 엄마를 부끄러워할 거다'라고 하고, 주변 지인들도 '애들 결혼하는 건 볼 수 있겠냐'고 장난스럽게 말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히 "남편은 6살 연하라, 엄마는 늙었는데 아빠는 젊어서 이상하게 볼 것이란 소리도 듣고 우울해져서 눈물만 난다"며 "학부모 모임에서 늙은 엄마가 겉돌고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있냐"고 먼저 임신한 여성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결혼이 늦어지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가면서 초산 연령도 꾸준히 높아져 A씨와 같은 고민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산모의 초산 출산 연령은 32.6세로 집계됐다. 10년 전보다 2.5세 높아진 수준이다.
이에 당장은 임신 계획이 없는데도 유산, 시험관 시술, 난자 동결 등 난임 극복기를 담은 개인 유튜브를 찾아보는 20대 여성도 늘어나고 있다.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는 기혼 여성들로 한정됐던 해당 콘텐츠의 주 시청자층이 미혼 여성들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인데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난임과 유산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진 사회적 분위기를 보여준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개인 채널에서는 난임의 여정을 가감 없이 접할 수 있어서 유익하다는 평가다.
최근 이런 난임 극복기를 담은 영상이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배경에는 초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난임과 유산이 늘어나는 상황이 있다.
실제로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 10명 중 2명꼴로 유산 경험과 과체중 등 이유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인제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이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임신 준비 지원 사업에 참여한 20∼45세 여성 2274명을 분석한 결과, 19.48%(443명)가 난임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산이 흔해진 와중에도 아이를 떠나보낸 경험을 일상 대화로 꺼내기는 여전히 민감한 만큼, 젊은 여성들은 주변 지인보다는 온라인에서 자기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영상을 찾아보게 된다고 한다.
한편 만 35세 이상인 여성이 임신하는 경우를 고령 임신(노산)이라고 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생물학적 노산 기준은 31세로 41세 이상일 경우 자연 임신 및 초산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여성 초혼 연령은 갈수록 높아져 지난해 31.3세가 됐다. 사실상 결혼 후 바로 자녀를 낳지 않는다면 노산에 해당하는 것이다.
고령 출산은 만성고혈압, 임신중독증(전자간증, 자간증), 난산, 조산,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산후출혈, 임신성 당뇨, 제왕절개율, 염색체 이상아 및 기형아 출산 등의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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