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충전 인프라 확대 가속…14만→50만개
LG, 충전기 품질·유지보수·영업 역량 강점
충전기 판매→관제 솔루션 제공 사업자로

지난 11일(현지시간) ‘CES 2024’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LG전자 서흥규 EV(전기차)충전담당 상무는 LG전자의 기업간거래(B2B)를 담당하는 BS사업본부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가 미국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테슬라라는 절대 강자가 버티고 있지만,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기차 충전 시장은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는 1860억달러(약 244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충전 인프라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21년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특별법’(NEVI)을 제정해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 총 50만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미국 에너지부(DOE) 발표에 따르면 미국 내 공공 전기차 충전소는 약 14만개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자사의 전기자 충전기 사업을 조 단위로 육성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 공장을 구축해 가동을 시작했고, 앞서 글로벌 안전 인증 기관인 UL과 미국 환경 보호국 등으로부터 제품 안전성을 인증받았다.

LG전자는 가전 사업을 통해 구축한 제품 품질, 유지보수, 영업 역량 등이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익환 B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북미 시장 조사에서 가장 큰 페인포인트가 고장률이었고, 우린 이 점에 착안했다”며 “제품 관련 여러 인증을 받았고 사후지원(A/S)망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전기차의 글로벌 성장세가 주춤한 배경으로 충전 인프라 부족을 꼽고 급속충전기 보급에 집중할 계획이다. 텍사스 공장은 올해 상반기 중 175킬로와트(㎾) 급속충전기를 생산하고 연내 350㎾ 초급속충전기 등을 추가로 생산한다.

LG전자는 단기적으로 ‘충전기 판매 사업자’로 진입해 중장기적으론 충전기 관제, 광고 등을 제공하는 ‘충전 솔루션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장 부사장은 “전기차 충전 산업은 크게 충전기 생산 업체와 충전사업자(CPO)로 나뉜다”며 “CPO 업체들이 많은데, 우리는 충전 관제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이런 부분이 차별화 지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CES 최대 화두인 인공지능(AI)도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도입될 전망이다. 서 상무는 “AI 관련 여러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아이디어 중 하나는 전기차 이용자들의 주차 시간을 데이터화해 시간대별로 최적의 충전을 제공한다든지, 고장 여부를 미리 알아낼 수 있는 관제 솔루션 등”이라며 “사업화하려면 데이터가 모여야해서 1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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