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준·서경환 대법관 등 하마평
“부족한 행정경험 보완할 인물로
당면 과제 해결하고 조직 이끌 듯”
법원장 후보, 고법 부장판사 검토
사법행정 개혁을 예고한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르면 내년 초 법관 정기인사 전에 법원행정처장 교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 행정처장은 재판지연을 비롯한 당면한 사법개혁 과제를 진두지휘하며 이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3년6개월의 임기를 시작한 조 대법원장은 사법행정 제도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취임사에서 재판 절차 및 제도 개선, 법관 증원 등을 통해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하고, ‘공정한 인사운영제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법원장 후보군에 고법 부장판사를 포함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법원 안팎에서는 행정처장 인선과 그 시기에 관심이 모인다. 조 대법원장이 행정처 근무 경험이 전혀 없는 만큼 이를 보완할 인선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법행정사무를 관장하는 행정처장은 대법관 중 한 명이 겸직한다. 전임 대법원장들 역시 취임 한 달 이내에 새 행정처장을 임명한 바 있다. 처장 임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통상 2년가량 재직한 뒤 대법관으로 복귀한다. 대법관 임기 만료 1년 전에는 사법행정에서 손을 떼고 재판부로 복귀해온 관례도 있다. 내년 12월27일 퇴임하는 김 행정처장은 2021년 5월부터 현재까지 2년 7개월가량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추진력과 행정력을 구비한 새 인물을 행정처장으로 임명해 조직을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 역시 “조 대법원장의 부족한 사법행정경험을 보완할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내년 1월1일 퇴임하는 안철상·민유숙 대법관 후임 인선 지연으로 공백이 예고된 만큼 그때까지 현 처장을 유임해 우선 안정을 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행정처 근무 경험이 있는 오석준·서경환 대법관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오 대법관은 두 번에 걸쳐 대법원 공보관으로 일한 이력이 있고 사법행정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친분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야당 의원들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인물이 처장에 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절대 의혹을 사지 않도록 잘하겠다”고 답했다. 서 대법관 역시 행정처 송무심의관과 ‘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실무준비단’을 통해 사법행정을 경험한 이력이 있다.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지낸 천대엽 대법관도 거론된다.
행정처를 일부 확대 개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법관 관료화를 막겠다며 행정처 근무 법관 수를 대폭 줄인 바 있다. 한 중견 법관은 “사법행정 강화 측면에서 행정처 근무 인력을 좀더 보강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 “대법원장이 2월 인사명령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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