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극에 사는 턱끈 펭귄(chinstrap penguin)이 평균 4초에 1만번씩 쪽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는 극지연구소(KOPRI) 이원영 박사와 프랑스 리옹 신경과학 연구센터 폴-앙투안 리브렐 박사팀의 턱끈 펭귄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팀은 킹조지섬에 있는 턱끈 펭귄에 뇌파(EEG) 측정기, 가속도계, GPS 등을 부착해 2주 뒤 장치를 회수해 분석에 들어갔다. 연구 결과 펭귄의 수면 지속시간은 4초였고, 이런 패턴은 하루에 1만회 이상 반복됐다. 가장 긴 수면 지속 시간도 겨우 34초였다. 이들은 하루 중 11시간 동안 잠을 자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이와 같은 턱끈 펭귄의 독특한 수면 패턴의 원인이 새끼라고 봤다. 이 펭귄은 번식기 중 파트너가 며칠 동안 먹이를 사냥하러 가면 둥지에 남아 갈색 도둑 갈매기, 다른 펭귄과 같은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지켜야 한다.

평균 4초 동안 잠을 자면 항상 깨어있는 것처럼 포식자들을 경계할 수 있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은 잠을 필요로 하지만, 이 펭귄의 경우에는 4초 간의 짧은 쪽잠이 누적이 되며 장시간 수면을 한 듯한 회복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원영 박사는 “사람은 깊은 잠을 의미하는 느린 뇌파 수면(서파수면)에 접어드는 데 오래 걸리지만 턱끈펭귄들은 단 몇 초의 미세수면에서도 순식간에 서파수면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턱끈펭귄들이 번식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미세수면의 이점이 점진적으로 축적될 수 있고 장시간 수면의 이점 중 적어도 일부를 충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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