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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초에 1만번 꾸벅꾸벅”…쪽잠자며 새끼 지키는 이 ‘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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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2-01 14:47:12 수정 : 2023-12-01 15: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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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끈펭귄. 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 제공 연합뉴스

 

남극에 사는 턱끈 펭귄(chinstrap penguin)이 평균 4초에 1만번씩 쪽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는 극지연구소(KOPRI) 이원영 박사와 프랑스 리옹 신경과학 연구센터 폴-앙투안 리브렐 박사팀의 턱끈 펭귄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팀은 킹조지섬에 있는 턱끈 펭귄에 뇌파(EEG) 측정기, 가속도계, GPS 등을 부착해 2주 뒤 장치를 회수해 분석에 들어갔다. 연구 결과 펭귄의 수면 지속시간은 4초였고, 이런 패턴은 하루에 1만회 이상 반복됐다. 가장 긴 수면 지속 시간도 겨우 34초였다. 이들은 하루 중 11시간 동안 잠을 자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이와 같은 턱끈 펭귄의 독특한 수면 패턴의 원인이 새끼라고 봤다. 이 펭귄은 번식기 중 파트너가 며칠 동안 먹이를 사냥하러 가면 둥지에 남아 갈색 도둑 갈매기, 다른 펭귄과 같은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지켜야 한다. 

 

턱끈펭귄과 새끼들. 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 제공 연합뉴스

 

평균 4초 동안 잠을 자면 항상 깨어있는 것처럼 포식자들을 경계할 수 있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은 잠을 필요로 하지만, 이 펭귄의 경우에는 4초 간의 짧은 쪽잠이 누적이 되며 장시간 수면을 한 듯한 회복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원영 박사는 “사람은 깊은 잠을 의미하는 느린 뇌파 수면(서파수면)에 접어드는 데 오래 걸리지만 턱끈펭귄들은 단 몇 초의 미세수면에서도 순식간에 서파수면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턱끈펭귄들이 번식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미세수면의 이점이 점진적으로 축적될 수 있고 장시간 수면의 이점 중 적어도 일부를 충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최윤정 기자 mary170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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