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국 UAE는 1298억원
외신 “다른 선진국에 압력”
대기오염에 年 510만 사망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이행 경과를 처음으로 점검하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3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한 가운데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의 파괴적 영향에 신음하는 빈곤국가를 돕기 위한 ‘손실과 피해 기금’을 공식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술탄 자비르 COP28 의장은 이 같이 밝히며 “저는 이 역사적인 결정을 내린 당사국들을 축하한다. 이는 전 세계와 우리의 노력에 긍정적인 추진력을 불어넣는 신호”라고 밝혔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이견이 컸던 최대 쟁점이 타결됐다는 소식에 각국 대표단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미국은 손실과 피해 기금에 1750만달러(약 227억원)를 공여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태평양 도서국 지원에 초점을 맞춘 기금에 450만달러, 기후변화로 피해를 본 국가에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산티아고네트워크에 250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손실과 피해 기금에는 의장국인 UAE와 독일이 각각 1억달러(1298억원), 영국이 4700만달러(610억원), 일본이 1000만달러(13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다른 선진국들이 기금에 공여하도록 하는 압력이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내다봤다.
아니 다스굽타 세계자원연구소장은 “기금은 기후 재난에 봉착한 가족들이 집을 재건하고, 농작물을 잃은 농부들을 지원하고, 해수면 상승으로 영구적 이재민이 된 이들을 이주시키도록 도움으로써 가장 암울한 시기에 놓인 사람들에게 생명줄이 될 것”이라며 “이번 결과는 분명한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한편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전 세계적으로 연간 51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의학저널에 게재돼 COP28 개막을 앞두고 전 세계에 경종을 울렸다.

영국, 미국, 독일, 스페인, 키프로스가 연합한 국제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한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2019년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와 오존(O₃)으로 인한 실외 대기오염 관련 사망자가 전 세계적으로 830만명에 달했다. 특히 이 중 61%에 달하는 510만명의 사망은 산업, 발전, 운송 분야에서 화석 연료 사용과 연관됐다. 2019년을 기준으로 나사의 위성 기반 미세 입자 물질 및 인구 데이터, 질병 데이터, 대기화학 등의 자료를 토대로 모델링해 도출한 수치다.
연구팀은 “이는 화석 연료의 단계적 폐기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사망률에 더 큰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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