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독사보다 20배 이상 강한 맹독을 지닌 ‘넓은띠큰바다뱀’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한 무인도서 발견됐다.
환경부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국립공원 섬지역을 대상으로 수중생태계를 조사하던 중 열대·아열대성 해양생물인 넓은띠큰바다뱀을 전남 여수 향일암에서 남쪽으로 34㎞ 떨어진 무인도서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넓은띠큰바다뱀은 코브라과의 해양파충류로 필리핀, 일본 남부 오키나와와 대만 인근의 따뜻한 바다에 주로 서식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제주도 서귀포 연안에서 처음 포획된 뒤 제주 인근과 부산 인근서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넓은띠큰바다뱀은 배를 젓는 노(櫓) 모양의 넓은 꼬리와 몸 전체에 푸른빛이 나는 ‘V’ 모양의 줄무늬가 특징이다. 육지에서 번식과 산란, 탈피를 하지만 주로 바닷속에서 생활한다. 공단은 이번 조사에서 국내 최초로 넓은띠큰바다뱀이 바닷속에서 이동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 다양한 생태영상을 확보했다.
거문도 인근 해역에서는 열대·아열대성 산호충류인 ‘밤수지맨드라미’도 발견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분류된 밤수지맨드라미는 일본 타나베만, 인도양 등에 주로 분포하고 국내에서는 제주도 인근 바다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색의 촉수를 모두 펼쳤을 때 밤송이를 모양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며 주로 수심 5~25m에 서식한다.

공단은 기후변화에 의해 수온이 상승하고 난류가 확장되면서 열대·아열대성 해양생물이 국내 해역으로 유입,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특히 따뜻한 쿠로시오해류의 지류인 대마난류가 국립공원 해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제주도 해역의 표층수온이 36년간 2도 증가했으며, 제주남부해역에 위치해 있던 20.3도 등온선도 30년간 50~100㎞ 북상했다는 최근 연구 자료가 있다.
정용상 국립공원연구원장은 “국립공원 해역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 연구를 통해 이들 해양생물의 유입경로 규명과 더불어 해양생태계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측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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