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 생중계로 전 세계 최초 공개
“지구는 색이 있는 유일한 것…외로워 보였다”
NASA “탐험은 인간의 본질이라 말했던 영웅”
1968년 12월 24일, 미국인들은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하러 떠난 ‘아폴로 8호’가 크리스마스 인사와 함께 달 궤도에서 지구가 뜨는 장면을 보내온 것이다. 당시 대원들이 남긴 유명한 사진은 아폴로 8호의 달 도착 50주년이던 2018년 국제천문연맹(IAU)으로부터 ‘지구돋이’(Earthrise)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폴로 8호 사령관은 미 공군 장교 출신 프랭크 보먼이었다. 그는 1968년 12월 21∼27일 짐 러벨, 윌리엄 앤더스와 함께 인류 최초로 달 주위를 도는 임무를 수행했다. 그리고 대원들과 함께 달 궤도를 돌며 달 표면 위로 지구가 떠오르는 모습을 목격한 최초의 인류가 됐다.
NASA 기록에 따르면 보먼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달 궤도에서) 지구를 돌아본 것은 내게 엄청난 영향을 줬다. 그 경이로움과 함께 지구가 우주에서 너무 외로워 보인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것은 색을 지닌 유일한 것이었다. 비행 중 가장 감정적인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폴로 8호 임무 성공은 이듬해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는 데 큰 디딤돌이 됐다.

보먼이 지난 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11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보먼은 향년 95세의 나이로 몬태나주 빌링스에서 숨을 거뒀다.
보먼은 전투기 조종 실력과 노련함 등을 인정받아 NASA의 두 번째 우주비행사 그룹에 합류했다. 아폴로 8호 임무 외에도 ‘아폴로 204 화재 조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아폴로 1호의 테스트 훈련 중 화재가 발생해 우주비행사 3명이 사망한 사고를 조사했다. 또 아폴로 프로그램 상주 관리자로 아폴로 우주선을 재설계하는 팀을 이끌기도 했다.

이후에도 보먼은 이스턴항공의 최고경영자(CEO)로 재임하는 등 항공 관련 커리어를 이어갔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우주비행사 프랭크 보먼은 진정한 미국의 영웅이었다”며 “NASA와 국가에 대한 그의 헌신은 의심할 여지 없이 ‘아르테미스’ 세대가 새로운 우주의 기슭에 도달하는 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테미스는 NASA가 1972년 아폴로 17호 임무 이후 50여년 만에 다시 시도하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다.
넬슨 국장은 “프랭크는 ‘탐험은 인간 정신의 본질’이라고 말했으며 탐험이 인류를 하나로 묶는 힘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를 추모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