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월 아이 혼자 아파트 승강기 타고 30층 올라갔는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서운”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잠시 어린아이와 함께였던 어른 분들에게> 제목의 글

글 작성자 “물론 아이 놓친 아이 엄마인 제 잘못이 제일 크지만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고 계신 분들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본인의 의지 및 판단을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어린아이를 엘리베이터 안에 혼자 있도록 방치, 유기하면서까지 댁네 다급한 일이 있으셨냐”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36개월 된 아이 혼자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아이는 무사히 엄마 품에 안겼지만, 아이 엄마는 홀로 공포에 떨었을지 모를 아이를 같은 아파트 이웃 주민들이 신경도 쓰지 않았다며 서운해 했다.

지난 6일 JTBC뉴스 유튜브 채널에 <홀로 ‘30층’까지 간 36개월 아이… 엄마 “내 책임 가장 크지만 서운해”>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JTBC ‘사건반장’에 소개된 내용이었다.

사연은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여진 <잠시 어린아이와 함께였던 어른 분들에게>라는 게시글에서 비롯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어느 날 거주지인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36개월 된 아이의 손을 잠시 놓쳤고 아이 혼자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30층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위험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해당 글에서 그는 “지하 3층에서부터 본인의 실수였거나 엘리베이터 기계 작동 오류였을지도 모르지만, 36개월도 되지 않은 어린아이가 엄마와 떨어져 혼자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게 됐다면 그 공간에 함께하는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그 어린아이를 책임져야 하는 도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엄마와 떨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고 무서웠을 아이를 엘리베이터에 혼자 두고 각자 집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을 겪고도 믿을 수 없었다”고 당시 경험에 매우 놀랐다고 했다.

그는 “본인의 의지 및 판단을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어린아이를 엘리베이터 안에 혼자 있도록 방치, 유기하면서까지 댁네 다급한 일이 있으셨냐”고 아파트 주민들에 따져 물었다.

이어 “지하 3층부터 30층 가까이 올라갔다가 다시 지하 3층까지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안의 그 시간은 어린아이가 견디기엔 너무나도 긴 시간이라는 것을 모르셨던 거냐”고 울분을 토했다.

JTBC 뉴스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그러면서 “물론 아이를 놓친 아이 엄마인 제 잘못이 제일 크지만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고 계신 분들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면서 “우리 아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행여 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아이들을 보호해달라”고 읍소했다.

A씨와 그의 아이가 도움을 받은 이들은 배달(택배) 기사와 다른 주민들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 오셨을지도 모를 기사님께서도 걱정돼 아이와 함께 내려와 주시고 다른 주민들께서도 너무 놀라 아이와 함께 내려와 주셨다”면서 “당시에는 너무 경황이 없어 감사하다는 말도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고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이 엄마의 분노나 원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영상에는 “그게 써붙일 일인가? 본인 잘못을 먼저 반성해야지. 저건 오버다”, “(아이를) 돌봐주면 감사한 거고, 아무 일 없는 게 다행인 게 맞다. 호의는 권리가 아니다. 누구도 탓할 수 없다”, “어떻게 그 순간에도 남 탓을 하나. 세상은 당신 위주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치명적인 실수를 한 본인에게는 왜 실망 안 하시나”, “아마 아이가 울거나 당황하는 모습 보였으면 엘리베이터 안이든 몇 층에 내려서든 충분히 도와줬을 이웃들이다”, “아이에 대한 책임은 100% 부모에게 있다”, “놀란 마음에 순간 다른 사람을 원망하는 마음이 들수는 있지만 저런 개시물은 본인 얼굴에 침 뱉는 격인 것 같다”는 등 댓글이 달렸다.

현화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