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관광 명소 ‘금문교(Golden Gate Bridge)’에 ‘떨어짐 방지용’ 철망이 설치됐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금문교 난간 6m 아래 전 구간에 그물망 설치가 완료됐다. 2018년 시작한 공사는 애초 4년을 예상했지만 더 걸렸다. 공사비도 7600만달러(약 980억원)에서 2억1700만달러(약 2820억원)로 크게 불어났다.
그물망은 멀리서 보면 거의 보이지 않도록 철골 구조물 사이에 설치됐으며 단단한 스테인리스강으로 궂은 날씨에도 부식되지 않고 투신 사고 때도 견딜 수 있다.
탄력 있는 소재가 아닌데 금문교를 감독하는 기관의 총책임자 데니스 멀리건은 “단단한 소재의 그물망 위로 뛰어내리면 다칠 수 있다”며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불법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정부 역시 “강철로 그물을 만든 건 뛰어내린 사람에게 ‘고통스러운 부상’을 입혀 다시는 뛰어내릴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고, 동시에 투신을 시도하려는 다른 이들에게도 경고하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마린 카운티와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주황색 다리인 금문교는 석양이 깔릴 때 황금빛 경관으로 유명해 현지인과 여행객 사이 ‘한 번쯤 꼭 걸어보고 싶은 길’로 꼽히는 곳이다. 1937년 5월 완공 때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길이 2737m)였다.
그러나 매년 30여명이 높이 1.2m 난간을 넘어 다리 아래로 뛰어내렸고 이 때문에 지난 86년간 ‘자살교’라는 오명이 붙었다.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금문교 완공 약 10주 만에 일어난 첫 극단 선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86년간 극단 선택 사고가 총 2000여건 발생했다.
유가족과 샌프란시스코 시민은 정부에 “투신 방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금문교 측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비판이 더욱 거세지자 샌프란시스코 정부는 결국 2018년 철망 설치를 결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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