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 전만 해도 110패(52승)를 당했던 메이저리그 최약체 팀이었다. 그랬던 팀이 2년 만에 메이저리그 내에서 가장 치열하기로 유명한 아메리카리그 동부지구 우승에 100승을 거둔 팀으로 변모했다. 아메리칸리그 최고 승률을 올리며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어드밴티지도 가질 수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얘기다.
볼티모어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23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선발 투수 딘 크리머가 5.1이닝 동안 8탈삼진을 곁들이며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데릭 홀-예니어 카노-시오넬 페레즈-타일러 웰스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4.2이닝을 단 1피안타만 맞으며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타선에서는 앤서니 산탄데르가 1회 선취 솔로포를 터뜨린 뒤 8회 대타 헤스턴 커스태드의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승리로 시즌 100승(59패)째를 거둔 볼티모어는 승률 0.629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가 없었던 동부지구 2위 탬파베이 레이스(97승62패)와의 승차를 3.0경기로 벌린 볼티모어는 남은 세 경기에서 모두 패하고, 탬파베이가 모두 승리해 시즌 성적이 동률이 되더라도 두 팀의 상대 전적에서 8승5패로 볼티모어가 앞서기 때문에 볼티모어가 지구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110패를 당하며 리그 전체 최하위에 머무른 볼티모어가 2016년 이후 9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와 아메리칸리그 전체를 평정하게 된 것은 착실한 리빌딩의 결과물이다.
대형 포수 유망주이자 2019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인 애들리 러치맨이 안방마님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볼티모어의 짜임새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지난 시즌 도중 러치맨은 빅리그에 데뷔했는데, 러치맨 데뷔 이전 16승24패에 그쳤던 볼티모어는 러치맨 합류 후 67승55패를 거두며 시즌 성적 83승79패(승률 0.512(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승률 5할을 넘어섰다.

지난해 가능성을 엿보인 볼티모어는 올 시즌엔 러치맨의 풀타임 소화 첫 해만에 아메리칸리그를 평정했다. 볼티모어의 팀타율은 0.254로 메이저리그 전체 8위, OPS는 0.748로 전체 10위 수준이다. 팀 평균자책점도 3.93으로 전체 7위 수준이다. 투타 모두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탄탄한 전력을 앞세워 이길 경기는 확실히 잡아냈다는 얘기다.
타선에선 러치맨 외에도 올 시즌 데뷔한 대형 유망주인 3루수 거너 헨더슨이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타율 0.257 28홈런 82타점으로 팀 타선의 중심으로 거듭났고, 산탄데르도 0.257 28홈런 93타점으로 타선의 한 자리를 맡아줬다.

투수진에선 2년차 선발 요원 카일 브래디시가 12승7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성장했고, 베테랑 카일 깁슨도 평균자책점은 4.86으로 높지만 15승(9패)을 거두며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지켜줬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크리머도 13승5패 4.12로 선발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펠릭스 바티스타, 카노, 대니 컬럼베 등이 주축이 된 강력한 불펜진이 경기 막판 접전 상황을 잡아내는 힘이 되어줬다.
볼티모어가 과연 2023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까지 갈 수 있을까. 볼티모어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1966년과 1970년, 1983년까지 3회다. 올 시즌은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으로부터 30년이 되는 해다. 30년 만에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도전하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올 시즌 월드시리즈를 제패하지 않아도 좋다. 볼티모어의 리빌딩을 거친 팀 전력은 향후 몇 년은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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