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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이 유명 소속사에 꽂아줘”...KBS 공채 개그맨 사칭남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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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23 17:40:34 수정 : 2023-09-23 17: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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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숏 와이’ 캡처

 

KBS 공채 개그맨을 사칭한 것도 모자라 연예인과 인맥을 과시하며 여성들에게 접근한 남성이 조명됐다.

 

지난 22일 방송한 SBS 시사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도를 넘어선 거짓말로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최씨(가명)를 파헤쳐봤다.

 

최씨는 구독자 수 400만명에 육박한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본인을 “K 방송사에 19살의 나이로 특채 개그맨이 됐다”고 당당하게 소개했다.

 

그러나 이를 본 KBS 공채 개그맨 장기영은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2009년부터 KBS에 있었지만 이런 분은 없었다”며 의문감이 담긴 게시글을 올렸다,

 

같은 방송사에서 일했던 다른 개그맨들의 반응도 마찬가지. 코미디언 김지민, 변기수, 김인석, 박성광 등 하나같이 최씨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유튜브 채널 ‘숏 와이’ 캡처

 

포털사이트에도 최씨의 프로필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의 데뷔란에는 ‘2023년 tvN ‘코미디 빅리그’’라고 써져 있었고, 소속사도 누구나 이름을 들면 알 법한 유명 기획사였다.

 

제보자 배우 정태리(가명)는 최씨에 대해 “SNS를 보면 연예인들이랑 개그맨들이랑 찍은 것을 올려놓고, 유재석님이 A소속사에 꽂아줬다고 그렇게 말하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한 예능 촬영장에서 최씨를 알게 됐다는 강도현(가명)씨도 “촬영이 7월 15일이었는데, 그 분이 30~40분 정도 늦게 왔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회의하느라 늦었다고 하더라. 엄지윤 선배 아냐고 하니 ‘지윤이? 지윤이하고 친하지’라더라”며 첫 만남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최씨가) ‘지윤이가 며칠 전에 동기들끼리 모여서 술 같이 마시고 동기들 다 집에 가고 단 둘이서 술 먹고 그랬다’라고 얘기를 하더라. 그래서 진짜 잘 나가는구나. 부럽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채널 ‘숏 와이’ 캡처

 

최씨는 방송에서 자신을 “KBS 개그맨 출신이다. 박성광과 동기다. 19세에 특채로 붙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KBS 공채 개그맨 박성광은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박성광은 제작진과 통화 인터뷰에서 “처음 봤는데, 동기들 얘기로 들어서는 최씨가 옛날에 개그 콘서트 끝나면 와서 사진 찍어 달라고 항상 했던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또 다른 방송에 출연해 개그맨 선배들에게 갑질을 당해 ‘코미디 빅리그’로 옮겨갔다는 에피소드를 풀기도 했다. 이에 박성광은 “그 영상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 우리 개그콘서트를 이상하게 만들어 놨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유튜브 채널 ‘숏 와이’ 캡처

 

유재석도 그에 대해 알지 못했다. 유재석 소속사 관계자는 “전혀 모른다. 형님(유재석)과 통화도 해봤는데 전혀 일면식이 없다고 하더라. 전혀 아예 모른다고 말씀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A사에 속해있다는 것도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A사 직원들은 “이걸 도대체 어떻게 추가했는지도 모르겠고, 그분이 아니라는 걸 인터넷을 조회해서 (알았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씨의 수상한 행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제작진은 그가 지난 2019년에도 ‘궁금한 이야기 Y’에 출연한 사실을 알게된다. 당시 그는 강아지 학대범 의혹을 받았다.

 

과거 최씨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개 두 마리를 제가 받은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학대했다. 흉기로 학대했다. 그건 인정 못 한다”며 불운은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채널 ‘숏 와이’ 캡처

 

이때도 최씨는 개그맨 지망생이라고 자신에 대해 말했다. 그는 “개그맨 지망생이다. 솔직히 어떤 사람이 연예인을 하려는데 이 짓을 하겠냐. 연예인들 과거 털리지 않나. 저는 그러고 싶지 않다. 나중에 데뷔했는데 동물학대범이면 좋겠나”라며 부인했다.

 

제작진들은 최씨를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사과할 건 사과하고 말할 건 말할 거다. 다른 연예인들도 해명할 건 하지 않나. 그게 공인의 도리니까. 저는 양아치가 아니다”라며 태연하게 답했다.

 

그는 “SNS나 이런데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스스로를 PR할게 필요했다. 웃기는걸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개그맨이라고 하는거고, 물론 K 방송사와 박성광 선배님을 언급한 것은 잘못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개그맨이라고 말한 건 잘못한게 아니다. 그때 당시에는 이슈가 필요해 저도 모르게 이야기가 나왔다. 분명히 제작진 쪽에다가 정정해달라고 연락했다. 무조건 했다”며 해당 의혹에 대해 발뺌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유튜브 채널 ‘숏 와이’ 캡처

 

A소속이라고 한 이유를 묻자, 그는 “자극적 기사가 필요하나. 자극적인걸 원하시나보다. 제가 하는 행동이 뻔뻔한거냐”며 되레 역정을 내며 경찰에게 전화를 걸고 자리를 피했다.

 

이 주장도 역시 거짓말. 최씨 출연 콘텐츠를 만든 제작진 측은 “그 사람한테 연락 온 적이 없다. 저희가 번호 한 명이라도 대보라고 하면 저희 번호도 모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출연 콘텐츠를 만든 제작진도 “사전 인터뷰를 할 때 K 방송사 마지막 기수라고 했다. 저희는 오리지널 원본 클립을 다 가지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튜브 채널 ‘숏 와이’ 캡처

 

최씨는 자신이 개그맨이라며 여성들에게 접근하기도 했다고. 권씨(가명)은 “(최씨가) 손을 잡으면서 번호를 줄 수 있냐고 하더라. 개그맨인데 코미디 프로그램을 방금 찍고 왔다고 했다”고 말했다. 

 

황씨(가명)도 “뒤에서 이렇게 톡톡 하더니, 번호를 좀 물어보고 싶다고 하더라. 자기가 공인이라서 이상한 사람은 아니고, 진짜 이상한 일도 없을 거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유튜브 채널 ‘숏 와이’ 캡처

 

그에게 피해를 봤던 사람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배우 유지연(가명)은 “드라마 준비하는데 술자리라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어느 드라마에 작가인데 캐스팅건으로 연락드렸다’고 진짜 연락이 왔다. 얘기를 나누다보니 최씨를 통해 연락이 왔다고 말해 저를 연결해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님이 리딩하러 오라고 주소를 보냈는데, 막상 가니 아파트인거다. 그런데 보통 리딩을 아파트에서 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최씨가 사는 위치랑 너무 비슷했다. 정말 화가 많이 났다. 어떤 짓을 할지 모르는거니까”라고 토로했다.

 

이에 최씨는 “누군가를 소개 시켜 줄 능력은 없다. 제발 뜬구름 잡는 소리랑 각종 루머 이런 것 좀 안했으면 좋겠다”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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