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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차림 여성 폄하’ 日 국회의원 망언에 “인권침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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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21 09:07:53 수정 : 2023-09-21 09:07:49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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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과 아이누(일본의 홋카이도 등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 전통 의상을 두고 품격이 떨어진다는 등의 망언을 일삼은 일본 국회의원에 대해 인권침해 사실이 인정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2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홋카이도 법무국은 스기타 미오 자민당 의원(중의원)이 2016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참석한 뒤 자신의 블로그에 “회의에는 지저분한 차림뿐 아니라 (한복) 치마저고리와 아이누 민족 의상을 입은 코스프레 아줌마까지 등장했다. 완전히 품격에 문제가 있었다”고 쓴 것에 대해 “인권침해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는 결정을 지난 7일 내렸다. 스기타 의원은 해당 글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쁠 정도였다”, “유엔을 떠날 무렵엔 몸이 이상해질 정도였다”는 막말도 일삼았다.

스기타 미오 일본 자민당 의원.

당시 스기타 의원이 올린 사진에 등장해 구제를 신청한 다하라 요시코씨는 이번 결정에 대해 “차별이 허용되지 않은 것이 당연한 사회 실현을 위한 한걸음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치마저고리를 입은 사진의 당사자로 오사카 법무국에 구제를 신청한 재일동포 여성도 아사히에 “조사가 끝나 스기타 의원에게 계발(啓発·가르치고 인도함)됐다는 연락이 있었다”고 전했다.

 

스기타 의원 사무실은 입장을 묻는 아사히 취재에 “연락은 받았으나 내용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극우 성향으로 평가되는 스기타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비방 발언으로 종종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위안부 피해자 강제연행을 부정하고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다룬 학술논문을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성소수자에 대해선 “생산성이 없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2020년에는 성폭력 피해 여성 상당수가 허위 신고를 한다는 의미로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은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해 일본 내 최악의 성차별 발언에 선정되기도 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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