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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대통령, 유럽 국가들 향해 '자주국방' 중요성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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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18 14:23:39 수정 : 2023-09-18 14: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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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붕괴 후 안보에 손 놓은 유럽 국가들
"러시아 본질 쉽게 안 변해… 국방이 중요"

“소련 붕괴 후 유럽 국가들은 자국의 국방력을 감축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유럽인들에게 핀란드 사례를 유념할 것을 촉구합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1939∼1940년 소련(현 러시아)과의 전쟁에서 국토의 10분의 1가량을 잃는 아픔을 겪은 핀란드는 냉전 종식 후에도 징병제를 유지하며 일정 수준 이상의 국방력을 확보해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오랜 기간 유지해 온 군사적 중립 노선을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해 미국의 동맹국이 되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2012년 3월 6년 임기의 핀란드 대통령에 취임해 한 차례 연임을 거쳐 오는 2024년 3월 물러날 예정이다. SNS 캡처

NYT는 17일(현지시간) 니니스퇴 대통령과의 인터뷰 내용을 장문의 기사로 보도했다. 제목은 ‘러시아에 익숙한 핀란드 대통령이 유럽의 안일함을 경고한다’라고 붙였다. 핀란드는 과거 오랫동안 제정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다. 지금도 러시아와 830마일(약 1340㎞)이나 되는 긴 국경을 맞대고 있다. 현재 75세로 2024년 3월이면 12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니니스퇴 대통령만큼 러시아를 잘 아는 정상급 지도자도 없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가장 먼저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의견을 나눈 유럽 국가 정상은 바로 니니스퇴 대통령이었다. 전쟁 발발 후 거의 열흘 만에 성사된 이 만남에서 니니스퇴 대통령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 가능성을 타진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흔쾌히 동의했다. 핀란드는 결국 올해 4월 정식으로 나토 회원국이 되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1991년 냉전 종식과 소련 붕괴 후 유럽 국가들이 너무 쉽게 러시아에 대한 경계를 풀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의 본질을 잘 아는 핀란드는 결코 경각심을 늦추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핀란드는 여전히 남성 징병제를 실시하는 중이다. 여성들 역시 본인이 원하면 입대가 가능하다. 군인들은 의무복무 기간이 끝나 제대한 뒤에도 예비군에 남아 군사훈련을 받는다. 핀란드는 대규모 포병 전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포탄·탄약의 자체 생산이 가능하다. 미국에서 수입한 F-35 스텔스 전투기가 주축이 된 공군 전력도 막강한 편이다. 이 점을 들어 니니스퇴 대통령은 “유럽인들은 핀란드의 사례를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함께한 모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SNS 캡처

어느새 1년 반을 훌쩍 넘겨 장기화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니니스퇴 대통령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어떻게 끝날지, 다시 평화가 도래했을 때 우리의 삶은 어떨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전황이 불리해질 때마다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를 두고 서방 주요국 전문가들은 ‘설마 러시아가 핵무기를 쓰겠느냐’는 의견과 ‘푸틴의 저돌적 태도를 감안하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견해로 나뉘어 대립하는 중이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무기 공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벌이는 전쟁이 지금보다 더 격화될 위험성에 대해 느긋해져선 안 된다”며 “전쟁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대해서도 (러시아가 그렇게 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과 달리) 예상치 못한 길을 갈 수 있다”며 “그것(핵무기 사용)이 초래할 위험성은 엄청나다”고 우려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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