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文 “집값 상승세 진정 양상” 발언…왜곡된 부동산 통계 때문이었나 [文정부 ‘통계 조작’ 의혹]

입력 : 2023-09-15 19:00:00 수정 : 2023-09-15 17:50:04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2020년 ‘7·10 대책’ 한달 후 靑회의 발언
당시 “시장과 동떨어진 평가” 비판 쇄도
논란 커지자 靑 인사들 전면 나서 ‘엄호’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2020년 8월10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한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종합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정부가 주택공급확대 태스크포스(TF) 운영, 청약제도 개선, 전월세 자금지원 확대 및 이자 인하 등 조치를 담은 ‘7·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공개되자마자 반발을 샀다. 부동산 시장에선 “대책 효과를 평가하기엔 너무 이르다”, “시장과 동떨어진 평가다”, “대통령은 별나라에 사는 거냐” 등 지적이 나왔다. 당시 야당에서도 “대통령 본인이 감이 없다”(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청와대는 신문도 안 보고 여론 청취도 안 하냐”(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비판이 쏟아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논란이 컸던 건 유사한 발언이 이전에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전년 12월에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에 대해 언급하면서 “지난번 부동산 정책으로 상당히 안정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2·16 부동산 대책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강화, 초고가 주택 주담대 금지, 규제지역 주택처분 및 전입 기한 단축 등을 담은 것이었다.

 

당시 집값을 둘러싼 문 대통령의 ‘별나라 발언’ 배경에 결국 인위적으로 왜곡된 집값 통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평가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이 15일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국토교통부가 통계 작성 기관인 통계청·한국부동산원(구 한국감정원)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해 통계 수치를 조작하는 등 불법 행위를 확인했다고 발표하면서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뉴스

2020년 8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중 문 대통령의 ‘집값 상승세 진정’ 발언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자 청와대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 엄호하기도 했다. 이번에 감사원이 수사 요청한 김상조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 대통령 발언 다음 날 직접 방송에 나와 부동산원 집값 통계를 인용하며 “강남 4구 주택 가격은 사실상 제로에 근접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청와대 관계자도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부동산원 매매가격지수 통계를 인용하면서 문 대통령 발언을 직접 해명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들이 인용한 부동산원 통계 또한 당시 청와대·국토교통부의 부당한 영향력이 개입된 결과물로 보인다. 실제 한 달 전 7·10 대책을 내놓은 이후 서울 집값 수치가 개선되는 기미를 보이지 않자 그해 7월14일 청와대 측이 국토부를 질책했고 국토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수치 조정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이날 감사원 발표에 담겼다.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반가운 손인사'
  • 아이들 슈화 '반가운 손인사'
  • 신예은 '매력적인 손하트'
  • 김다미 '깜찍한 볼하트'
  • 문채원 '아름다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