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이 아시아 현대무용 중심되게 할 것”

김성용 신임 단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세계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시아 무용수들을 모아 시너지(동반 상승 효과)를 낸다면 어떨까 오래도록 기대해 왔습니다. 그 역할은 아시아 유일의 국립단체인 국립현대무용단이 맡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어요.”

지난 5월 취임한 김성용(47·사진) 국립현대무용단장 겸 예술감독은 임기(3년) 동안 국립현대무용단을 아시아 현대무용의 중심축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대무용을 전공한 김 단장은 한양대 무용학과학사·석사·박사과정을 마쳤다. 1997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최연소 금상을 받았고 2002년 일본 나고야 국제 현대무용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입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낸 무용수 출신이다. 최근 5년간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과 상임 안무가를 지낸 그는 무용수들의 뛰어난 역량을 찾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한 김 단장은 “내년 1월 오디션을 통해 아시아 출신 무용수 10명을 선발하고 6월 국립극장에서 작품을 초연하는 ‘아시아 프로젝트’(가칭)를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신작을 북미나 유럽으로 수출해 아시아 무용수들이 그들(북미·유럽 무용수) 못지 않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립현대무용단의 정체성도 공고히 하기로 했다. 무용단이 제작한 작품이 계속 무대에 오르고 여러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유통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은 다음 달 국제현대무용제 공동 개막작인 ‘정글-감각과 반응’을 시작으로 김 단장 임기 중 작품 6편을 제작할 계획이다. 

강남구 역삼동에 창작거점공간인 ‘댄스 그라운드(가칭)’도 다음 달 개관한다. 중대형 스튜디오 3개(260㎡, 242㎡, 182㎡)를 갖춰 현대무용 안무가와 젊은 무용수들의 창작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새 스튜디오를 활용해 ‘무용학교’와 ‘댄스필름 상영’ 등 시민들이 보다 쉽게 현대무용을 접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김 단장은 “‘모두와 함께 춤추는 현대무용’이라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지역을 거점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활동하는 안무가들의 작품 창작과 유통을 돕는 ‘지역 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김 단장은 “일본은 교토면 교토, 오사카면 오사카의 무용이 있는데 한국은 서울 무용만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지역 상생을 위한 방법을 강구했다”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