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우유의 원료가 되는 ‘원유’의 질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우유의 품질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인 체세포의 1등급 비율이 전년대비 3%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원유 검사 결과 체세포 수 1등급 비율은 71.13%로 전년 대비 3.23% 증가했다. 또 세균 수 1등급 비율도 전년 대비 0.05% 늘어난 99.62%로 나타났다.

체세포 수는 젖소의 건강 상태 및 유방의 염증 상태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이며, 세균 수는 얼마나 청결한 상태에서 착유가 이루어졌는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다. 이에 따라 체세포 수와 세균 수 모두 적을수록 고품질 우유임을 뜻한다.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체세포 수가 낮은 원유와 체세포 수가 높은 원유로 살균유를 제조하여 5도에서 21일간 저장했을 때 체세포 수가 낮은 우유는 저장 중 높은 관능을 유지하였으나, 체세포 수가 높은 우유는 산패취, 쓴맛, 떫은맛의 특성을 보였다. 즉 체세포 수가 높은 원유로 만든 우유는 체세포로부터 유래된 효소에 의해 저장 중 우유의 산패와 단백질 분해가 일어나 결과적으로 우유 품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국내 1등급 원유란 무엇일까. 1등급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국산 우유의 가장 높은 품질 등급으로, 원유 1ml당 체세포 수 20만 개 미만‧세균 수 3만 개 미만이면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낙농 선진국으로 알려진 덴마크와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독일(체세포 수 40만 개/ml 이하‧세균 수 10만 개/ml 이하), 프랑스(체세포 수 20만 개/ml 이하‧세균 수 5만 개/ml 이하)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우유가 보편화된 것은 지금부터 약 100년 전부터로 알려져 있다. 젖소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02년으로 한말 농상공부 기사로 근무하던 프랑스인 쇼트가 젖소를 들여와 목장을 시작한 것이 한국 낙농의 시초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국민소득의 증가와 함께 우유의 생산과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유제품의 종류는 더욱 다양화되어 유산균 발효유, 유지방의 농축 식품인 버터, 고단백질 식품인 치즈, 아이스크림이 개발되었다. 우유는 차츰 가정 필수 식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고 영양의 우수성을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유는 수분이 87.7%, 고형분이 12.3%로 △지질 3.8% △단백질 3% △당질 4.4%로 구성돼 3대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됐다. 특히 단백질 3% 중 2.3%는 카제인, 0.7% 유청 단백질로 면역글로불린이 풍부해 염증 예방과 칼슘 흡수 증진에도 효과적이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통계(2019~2021년 만 1세 이상의 다소비 식품 현황)에 의하면 만 1세 이상의 다소비 식품 조사에서 우유는 두 번째로 많이 섭취하는 식품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유자조금은 수입산 멸균우유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자조금 관계자는 “실제 수입산 멸균우유는 국내에 들어오는 과정에만 최소 한 달 이상이 소요되며 원유 등급이 표시되지 않아 품질뿐만 아니라 맛과 신선함에 대한 우려도 크다”며 “반면 국산 우유는 착유 후 적정온도로 바로 냉각한 후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신선한 원유 그대로 살균 처리만 거쳐 통상 2~3일 내 유통되며 체세포 수 1등급, 세균 수 1A등급 원유를 사용해 제품에 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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