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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내가 조폭, 길 가다가 칼 맞고 싶나?”…교사 협박

입력 : 2023-08-04 06:20:00 수정 : 2023-08-03 15: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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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학부모 책임 물어야"

뉴시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학부모의 악성민원, 아동학대 신고 등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과 세부 과제들을 발표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정성국 교총회장은 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교권 5대 정책, 30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교총은 지난달 25~26일 설문조사를 통해 교권침해 사례 1만1627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교총 분석 결과, 교권침해 대상은 학부모가 8344건(71.8%)으로, 학생(3284건, 28.2%)보다 2.5배나 많았다.

 

교권침해 유형으로는 '아동학대 등 악성민원'이 6720건(57.8%)으로 과반을 차지했으며, 폭언·욕설 2304건(19.8%), 업무방해·수업방해 1731건(14.9%), 폭행 733건(6.3%), 성희롱·성추행 140건(1.2%) 등이 뒤이었다.

 

손덕제(울산외솔중 교사) 교총 부회장은 이번에 접수된 교권침해 사례 몇 가지를 유형별로 소개했다.

 

한 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 관련 개인정보 요구에 불응하자 학생의 아버지가 '내가 조폭이다. 길 가다가 칼 맞고 싶나'라며 협박한 사례가 있었다고 했다. 학부모가 늦은 시간 '선생님 예쁘시네요', '술 한 잔 해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등 성희롱성 사례들도 접수됐다.

 

학생의 경우 수업방해, 폭언·폭행 사례가 잇따랐다. 지도하는 교사에게 '맞짱 뜨자'고 하거나, 자는 도중 깨웠더니 'x발'이라고 하며 책상을 걷어찬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계단을 뛰어올라가던 여학생을 지도하다가 뺨을 맞고 계단에서 구른 뒤 의식을 잃은 신규 교사의 사례도 충격을 안겼다. 손 부회장은 당시 피해 교사의 아버지가 학교를 찾아와 '내가 이런 대접받을 줄 알고 키운 아이를 교사 만든 줄 아나'라며 울먹였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권을 보호하는 법·제도 마련에 나서달라"며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부터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악성민원 등으로 교권을 침해한 학부모에 대한 조치 강화도 요청했다.

 

정 회장은 "교권침해 학부모에 대해 고발, 과태료 부과 등 엄중 조치할 수 있도록 교원지위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형사사건 수준의 교권침해는 교육감이 고발하도록 이행력을 담보하고, 교사가 직접 민원에 시달리지 않도록 민원창구 단일화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문제행동으로 교사의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학생을 제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훈기 경기교총 회장은 "깨우면 수면권 침해라고 아동학대, '음료수 마시면 살찐다'고 했다가 인격권 침해로 아동학대, 단둘이 불러 조용히 훈계하면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고 아동학대"라며 학생 지도가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정 회장은 "수업방해 등 문제행동 시 교실 퇴장, 별도 공간 이동, 반성문 부과 등 실질적 방안을 담은 교육부 고시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교권침해로 전학·퇴학·학급교체 조치를 받은 경우 학생부 기재 등을 담은 교원지위법 개정안도 즉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교권침해 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면 관련 소송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어렵다며 "이번에는 교사에게 대들고 반항하면 안 된다는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교원이 학교폭력 사안 처리 과정에서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학생인권조례 및 교원평가제 전면 개선' 등도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정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으며, 국회를 향해서는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교총이 선생님들을 대신해 교권 5대 정책 30대 과제가 관철될 때까지 총력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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