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온난화로 여름이 길어지면서 불청객 모기의 활동 기간도 길어졌다. 특히 올해는 모기가 급증하는 장마철이 예년보다 길어 모기에 물리기 쉬운 아이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19일 뉴시스와 의료계에 따르면 여름철 암컷 모기는 산란에 필요한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아이들의 피를 빨아 먹는다. 주로 모기는 아이들의 호흡, 땀, 피부 온도에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라리아,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등 모기를 매개로 옮을 수 있는 치명적인 질병들이 많은데, 장마철에는 유충 서식지인 물웅덩이가 늘어 모기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김영훈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모기는 아이가 내뿜는 호흡에 포함된 이산화탄소 같은 특정 화합물의 냄새로 위치를 파악한 뒤 2차적으로 대상과 관련된 빨강, 주황, 검정 등의 색상을 눈으로 찾아내 날아간다"면서 "아이의 체온, 습도, 이산화탄소와 땀에 들어있는 지방산, 유기산, 젖산 등 온갖 냄새가 나는 곳에 반응한다"고 말했다.
특히 몸에서 냄새가 나거나 땀이 많거나 체온이 높은 아이의 경우 모기에 더 물리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가 모기에 물리지 않게 하려면 몸을 잘 씻어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
김 교수는 "모기는 땀과 함께 피부표면으로 배출되는 근육 내 노폐물인 젖산의 냄새를 감지한다"며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는 대개 호흡량과 열, 습기가 많아 모기에 더욱 잘 물린다"고 말했다.
아이에게 밝은 색의 옷을 입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모기가 좋아하는 빨간색 같은 진한색을 피하고 흰색과 같은 밝은 색을 입히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활동할 땐 밝은 색의 긴 바지와 긴 소매의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노출된 피부, 옷, 양말 등에 모기 기피제를 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린아이의 경우 피부에 직접 약을 바르거나 뿌리면 피부에 흡수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상처 부위나 햇볕에 많이 그을린 피부에도 뿌리는 것을 삼가해야 한다.
아이가 있는 방에서 모기향을 피울 경우 방충망을 해 놓은 상태에서 자주 환기 시키는 것이 좋다. 모기는 2mm의 작은 구멍으로도 실내에 들어오기 때문에 방충망 점검도 필수다.
매개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될 수 있는 집 주변의 웅덩이와 막힌 배수로 등에 고인 물을 없애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싱크대나 목욕탕을 사용하지 않을 땐 개수구의 뚜껑을 덮어 모기의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하수도 등에 소금을 뿌려 살균하는 것도 모기에 물리지 않는 방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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