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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조치 안 하면 50년 후 돌이킬 수 없는 자연재해 직면”

입력 : 2023-07-18 06:00:00 수정 : 2023-07-18 03: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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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후 한반도 빗줄기 훨씬 더 세지고 더 자주 내릴 것”

한국수자원학회 보고서
온대기후→아열대 변화 과도기
年강수량 10년 단위 16.3㎜씩 ↑
서부·해안쪽 호우 피해 커질 듯
“이번 극한호우가 연례화될 수도”
탄소배출 저감 대책 마련 시급

폭우와 폭염, 가뭄 등 전 지구적인 이상 기상 현상이 빈번하게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기후위기에 대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향후 50년래 끔찍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번 여름철 집중호우 피해처럼 2070년쯤엔 돌이킬 수 없는 자연재해에 직면할 것이라는 게 국내 전문 학회 경고이다.

17일 한국수자원학회의 ‘가능 최대 강수량(PMP) 산정절차 재평가 및 보완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 100년간 강수량 변화는 매우 우려되는 수준이다. PMP는 Probable Maximum Precipitation의 줄임말로, 주어진 지속 기간 특정 유역에 연중 물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이론적 최대강수량(댐 설계 기준)을 뜻한다.

 

사진=연합뉴스

수자원학회는 2020년 12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최근 한반도에서 본격화하고 있는 이상 기후·기상이변 요소(기온·강수·강우패턴·공간변동성 등)를 고려해 향후 20년·50년·100년·200년 전망치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한반도 연강수량은 10년 단위로 16.3㎜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강우 강도는 일평균 0.18㎜씩 증가하는 등 한반도가 온대 기후에서 아열대로 바뀌면서 강수 특성이 크게 바뀌고 있다.

연구진은 1973∼2015년 기상청 산하 울릉도(경북)·제천(충북) 등 관측소 50개소를 선정·분석한 결과 강릉, 대구, 부산 등 동부 지점 변화율이 인천, 목포(전남) 등 서부 지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국지적 기상이변이 한반도 동부보다는 서부에서, 내륙보다는 해안에서 집중호우 등의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예측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강우량 빈도를 20년 미만 빈도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이들 7개 지점(서울·강릉·인천·대구·전주·부산·목포)에서 온도가 1도 상승했을 때 강우량 증가율이 더 높을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왔다. 또 2050년까지 온도 상승이 2도를 초과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강릉지점 20년 빈도 확률강우량은 500㎜, 50년 빈도 1040㎜, 100년 빈도 1284㎜, 200년 빈도 1489㎜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은 “20년 이상 재현 기간에서 온도 상승에 따른 극치강우량(주어진 기간 동안 특정 지역에 내릴 수 있는 비의 양의 통계·물리적 상한) 변화율이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에 한반도를 강타한 극한호우(누적 강수량이 1시간 50㎜ 이상, 3시간 90㎜ 이상)는 2013년 48건에서 2017년 88건, 2020년 117건, 지난해 108건으로 해마다 8.5%씩 늘었다.

 

미래 극한강수량(1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가장 큰 비)은 탄소배출에 따른 기후위기와 관련이 깊다. 한국환경연구원(KEI)의 올해 4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적응 및 감축 중장기 연구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 저감 노력이 없는 시나리오에서 원미래(2080∼2099년)의 연중 일 최대 강수량은 182.9㎜에 달할 전망이다.

근미래(2020∼2049년)는 146.2㎜, 중미래(2050∼2079년)는 165.9㎜일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극한호우가 특정 연도의 기상이변이 아닌 지속 반복될 수 있는 기후위기의 방증이라는 의미다. KEI는 다만 탄소 배출 저감 노력이 더해진다면 근미래 140.4㎜, 중미래 150.6㎜, 원미래 145.4㎜로 다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송민섭 선임기자,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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