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에 타국군 증강하는 유일한 사례
기록 소실돼 참전유공자 인정 제외도
생존 참전용사 13명 국가가 예우해야”
“해외에 주둔하는 미군에 타국군을 증강하는 사례는 주한미군의 카투사(KATUSA)뿐입니다.”
사단법인 대한민국카투사연합회 최진택 회장은 9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과거 6·25전쟁에 참여했고 현재도 전쟁 억제력의 핵심인 미 2사단을 비롯해 미8군에는 여전히 2400여명의 카투사 병사가 배속돼 있다. 전문통역병처럼 미군과 소통하는 병사가 아니라 함께 전투를 치르는 카투사가 존재한다는 것은 6·25전쟁 당시 피로 맺은 관계인 한·미동맹의 상징과도 같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카투사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8월15일 창설됐다. 미군을 비롯한 다국적군이 낯선 한반도의 지리나 기후, 언어 장벽 등으로 전쟁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막고자 한국군과 같은 부대에서 함께 싸우게 한 것이다. 세계일보는 카투사 참전용사 김재세(95)씨의 사례를 통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미 2사단에 배속돼 낙동강 전투부터 전선에 뛰어들었던 카투사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전까지는 일본에서 훈련을 받은 뒤 미 7사단에 배치돼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된 313명을 ‘카투사 1기’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김씨처럼 한반도 전체가 적 수중에 들어가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미군 옆에서 싸운 한국군이 있었던 것이다.
2007년 카투사전우회로 시작한 카투사연합회는 2013년 외교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단순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시작해 비영리법인으로 나아간 까닭은 현역 당시 ‘군사외교관’이란 카투사 창설의 목적·취지를 살려 양국의 우호관계 유지를 위해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는 취지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나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등이 카투사연합회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현재도 6·25전쟁에 참전했던 유엔군 및 전역한 주한미군에 대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미 워싱턴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설치된 ‘추모의벽’에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 전사자 3만6634명은 물론 한국인 카투사 전사자 7174명의 이름을 새길 때도 카투사연합회가 5만달러 넘는 기금을 마련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미군의 전쟁 기념시설에 외국군 이름이 새겨진 것은 카투사가 처음으로, 이들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역사가 된 것이다.
그러나 생존해 있는 카투사 참전용사들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현재 13분만 살아계시는데 전쟁 당시 부상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시고 홀로 외롭게 살고 계신다”며 “특히 한동안 미군에 배속되었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기록에 남아있지 않아 참전유공자로 인정받지도 못한 경우도 많다. 미국에서 은성훈장을 받았던 박태환 선배님도 한국에선 오랜 시간 보훈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제대로 된 예우를 못 받으셨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카투사는 한·미 역사의 교집합이며 인적교류를 통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고 결속시킬 수 있는 존재”라며 “앞으로 근무하게 될 카투사들도 군사외교관이라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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