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독] 주먹구구 행정에 훼손된 세계 최대 고인돌…김해시청 공무원 6명 등 검찰 송치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3-07-07 10:22:22 수정 : 2023-07-07 10:29:16
김해=강승우 기자 ksw@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경남 김해시 구산동 고인돌 유적
복원·정비 사업 중 문화재 훼손

관련 기관의 인·허가 절차 이행 안 하고
문화재기능공 대신 단순노무 인력 사용

주먹구구 행정의 결과로 세계 최대 크기 고인돌 유적이 훼손된 사건과 관련, 경찰이 고인돌 복원·정비 사업을 추진한 경남 김해시청 담당 부서 당시 전·현직 공무원 6명과 시공사 관계자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사건을 마무리하며 ‘이월된 사업 예산을 처리하기 위해 일선 행정에서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전임 시장 때 추진한 사업인데 현 시장이 고발되면서 관심이 쏠렸다.

세계 최대 고인돌로 평가받는 경남 김해시 구산동 고인돌 유적. 김해시 제공

7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건을 수사한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허위공문서 작성,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김해시청 공무원 6명과 이 사업을 진행한 시공사 관계자 1명을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허성곤 전 김해시장과 홍태용 현 김해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각각 한 차례씩 조사했는데 이들에겐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에 송치된 이들은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고인돌·경남도 기념물 제280호) 복원·정비 사업 추진 중 문화재청 허가를 받지 않고 고인돌 주변에 깔린 박석(바닥에 깔린 얇고 넓적한 돌)을 해체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박석은 고인돌의 묘역을 표시하는 문화재적 의미가 있다.

 

문화재청은 고인돌 밑에 박석과 박석 아래에 청동기 시대 문화층(특정 시대 문화 양상을 알려주는 지층)이 있는데도 정비공사 과정에서 시가 무단으로 현상을 변경하면서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경남도 감사 결과 지난해 8월 대대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세계 최대 고인돌 훼손 사건은 주먹구구식 김해시 행정의 총집합체로 드러났다.

 

문화재 복원 과정에서 당연히 진행해야 하는 관련 기관의 인·허가 절차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뿐더러, 문화재기능공이 아닌 단순노무 인력이 유적을 해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2년 경남 김해시 구산동 고인돌 유적에서 관계자들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게다가 이를 관리·감독하는 감리업체도 발주처인 김해시에 제대로 보고 하지도 않았고, 김해시는 이 업무 수행 전반에 대한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문화재청은 김해시를 고발했고, 경찰은 지난해 9월 김해시청과 경남도청 관련 부서, 이 사업을 맡았던 시공사에 대해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10개월 간 수사를 마무리하며 ‘이월된 사업 예산을 처리하기 위해 일선 행정에서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였다고 지적했다.

 

김해시 구산동 고인돌은 길이 10m, 너비 4.5m, 높이 3.5m, 무게 350t에 달하는 세계 최대 고인돌로 평가받고 있다.

 

2006년 김해시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지구 공사 중 발견됐다.

 

2020년 12월부터 16억7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고인돌 복원·정비 사업이 진행돼 왔는데 훼손 논란이 불거지면서 김해시가 지탄을 받았다.

 

경남도 감사위원회는 감사를 진행, 김해시와 경남도 소속 공무원 11명 중 2명은 중징계, 4명은 경징계, 3명은 훈계, 2명은 주의 조치하라고 요청했다.


김해=강승우 기자 ksw@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임윤아 '반가운 손인사'
  • 임윤아 '반가운 손인사'
  • 손예진 '우아한 미모'
  • '만삭' 이하늬, 아름다운 미소
  • 앳하트 서현 '여신 미모'